한치 양보 없는 고지전서 정전협정 이틀 전 전사한 ‘윤재관 이등중사’, 72년 만에 외동딸 품에 안기다
국군 7사단 소속으로 ‘적근산·삼현지구 전투’ 참전했다가 26세 전사
딸 윤금순 씨 “대전현충원에 아버지 어머니 함께 모시고파”

정전협정 이틀 전 26세의 꽃다운 나이에 산화한 호국영웅이 72년 만에 외동딸의 품에 안겼다.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단장 이근원)은 지난해 11월 강원도 철원군 원남면 주파리 일대에서 발굴한 유해의 신원을 국군 제7사단 소속의 고 윤재관 이등중사(현 계급 병장)로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고인은 올해 열 번째로 신원확인된 호국영웅이다. 지난해 강원도 철원군 원남면 주파리에서 집단으로 발굴된 유해 19구(인식표 7개) 중 다섯 번째로 신원이 확인된 경우다. 이로써 2000년 4월 유해발굴사업을 시작한 이래로 신원을 확인해 가족의 품으로 모신 국군 전사자는 총 258명이 됐다.
고인의 신원확인은 발굴작전을 경험했던 어느 한 대대장의 제보, 유해를 수습한 국유단의 전문 조사·발굴팀, 그리고 아버지를 찾기 위한 딸의 유전자 시료채취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난해 10월 국유단은 육군 제7사단 예하 대대장(중령 정준혁)으로부터 제보를 받아 M1 소총 등 유품과 함께 유해 19구를 발굴했다.
최초로 유해를 식별한 지점에서는 8구, 그곳으로부터 20m 떨어진 지점에서 또 11구를 수습함으로써 발굴 구수는 총 19구가 됐다. 현재까지 신원확인된 국군 전사자 중 4명은 8구가 발굴된 지점, 고 윤재관 이등중사는 11구가 발굴된 지점에서 수습한 유해다.
이번 신원확인에 결정적 역할을 한 유가족 유전자 시료는 지난 2019년 고인의 딸인 윤금순(74)씨가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했을 때 행사장 내 마련된 시료채취 부스에서 제공한 것이다. 지난해 강원 철원군 주파리에서 발굴된 유해 19구 중 현재 신원확인이 완료됐거나 진행 중인 국군 전사자는 8명(완료 5, 진행 3)이다.
고인은 1952년 8월에 입대한 후 국군 제7사단에 배치돼 1953년 7월 ‘적근산-삼현지구 전투’에 참전했으며, 치열한 고지전 속에서 적과 싸우다 전사했다.
고인은 1927년 3월 전라남도 강진군에서 5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이후 장성해 1950년 4월, 23살의 나이로 혼인해 딸 윤금순 씨를 낳았다. 신혼생활도 잠시 1952년 8월 고인은 부인과 1살배기 외동딸을 남겨두고 제주도 1훈련소로 입대했다. 이후 7사단에 배치돼 강원도 양구군의 ‘3차 크리스마스고지 전투(1952년 10월13∼14일)’와 강원도 인제군의 ‘선우고지 전투진지 쟁탈전(1953년 6월25∼30일)’에 참전했다.
그렇게 가족에게 돌아갈 날만 애타게 기다리던 중 1953년 7월 ‘적근산-삼현지구 전투(1953년 7월 15∼23일)’에 참전해 치열한 교전을 벌이다 정전협정을 이틀 앞둔 7월 25일에 전사했다. 해당 전투는 국군 제7·11사단이 철원군 원남면 주파리 일대에서 중공군 4개 사단의 공격을 격퇴하고 반격으로 전환해 전선을 안정시킨 공방전이다. 한 치의 땅도 양보할 수 없었던 그 시기에 적과 치열하게 싸우다 장렬히 전사했다.
고인의 배우자인 고(故) 유두임 씨는 불과 21세에 남편을 잃고 외동딸인 윤금순 씨를 홀로 키워냈다. 유 씨는 2020년 병환으로 사망할 때까지 1953년에 전달받은 남편의 전사통지서를 보관해왔다. 현재 서울현충원 충혼당에 잠들어 있는 유 씨는 이제야 어릴 적 이별한 남편과 마주할 수 있게 됐다.
이번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유가족 요청에 따라 28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유가족 윤금순 씨 자택에서 열렸다.윤 씨는 “제가 살아있을 때 아버지 유해를 찾게 돼 감사할 뿐이에요. 어머니께서 생전에 본인이 세상을 떠나면 아버지 곁에서 함께 하고 싶다고 하셨다”며 “지금 어머니가 서울현충원 충혼당에 계시는데, 아버지를 찾았으니 어머니와 함께 대전현충원 묘역에 안장해드리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정충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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