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오산 옹벽 붕괴사고, 어디까지가 지자체의 책임인가
![변승희 기자. [사진=경인방송]](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8/551718-1n47Mnt/20250728161520302mhhi.jpg)
지난 16일, 경기 오산시 가장교차로 고가도로 옹벽이 붕괴되며 한 명이 숨지고 뒤따르던 차량이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단순한 사고로 끝나지 않고 있는 이유는 인명사고로 이어져 구조적 결함과 행정적 책임, 그리고 법적 처벌 가능성까지 얽혀 있기 때문이다.
우선 경찰과 국토교통부는 현재 오산시청과 시공사, 감리업체 등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특히 지자체가 관리하는 공중이용시설에서 발생한 사고여서 '중대시민재해' 적용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 법이 적용될 경우, 지자체장인 오산시장도 법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게 된다. 문제는 과연 이 사고가 법률이 요구하는 '중대재해에 대한 예방 의무 위반'에 해당하는가에 대한 논쟁이다.
사고 당시 고가도로 상단에는 빗물로 인한 포트홀 민원이 제기됐고, 오산시는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안전진단을 진행했다. 하지만 사고 7일 전에 나온 정밀 안전진단 결과는 안전에는 큰 이상 없는 'B등급'으로 보고됐다. 그럼에도 집중호우 이후 옹벽은 무너졌고, 하부 도로를 지나던 차량 운전자가 흙더미에 매몰돼 숨졌다.
여기서 핵심 쟁점은 두 가지다. 첫째, '설계 및 시공 결함'이 있었는가. 해당 구간은 이미 민선 7기 때 동일한 공법의 옹벽이 붕괴된 바 있어 '구조적 문제'가 지적됐다. 그것도 두 번씩이나 동일 공법 옹벽이 붕괴됐지만 땜질 처방에 그쳤다.
두 차례 붕괴 사고가 일어난 민선 7기 때 민의를 대변하는 의회에서도 보강토 공법의 안전성 문제를 지적하며 전 구간 철거와 재시공을 촉구한 바 있다. 하지만 그 당시 단순한 보수로 미봉책 처방에 그쳤다.
또 하나는 사고가 난 1공구를 45도 기울여 마무리했고, 12년 뒤 2공구 공사는 나머지 45도를 이어 준공했다는 점이다. 12년 동안 모두 12번의 장마를 온전히 겪었고 아마도 침투된 빗물은 보강토 압력을 키웠을지 모른다.
그로 인해 2공구가 준공된 지 불과 2년 만에 이번 붕괴 사망 사고로 이어졌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다른 옹벽에는 다 있는 그 흔한 배수구가 유독 이번 사고 구간에는 단 하나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부실시공에 대한 명확한 규명이 필요해 보이는 부분이다.
둘째, 사고 직전 도로 통제와 경고 조치가 적절했는가. 시민의 생명을 지키는 마지막 방어선인 '교통 통제'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상부 도로에 물웅덩이가 있었고, 붕괴 구간 바로 아래를 차량이 통행하고 있었다.
현장에서 사고를 목격한 공무원과 구조 인력들은 심리적 외상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시민들은 "왜 진작 통제하지 않았느냐"는 비판을 쏟아낸다. 이재명 대통령도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이권재 오산시장을 상대로 주민 신고가 있었음에도 도로를 전면 통제하지 않은 경위를 세세히 물었다. 그리고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에게도 도로를 어떤 방식으로 통제했는지 꼼꼼히 확인했다.
이후 지역 여론은 교통 통제와 관련해서는 그 권한이 지자체장에게 있지 않고, 경찰에게 있다는 중론이 다수다. 물론 시민 안전을 지키는 일에 권한과 책임의 주체를 따질 일이 아님은 자명하다. 하지만 시민들은 궁금하다. 어쩌다 일이 그 지경까지 이르게 됐는지.
경찰은 현재 압수한 관련 서류와 단체 대화방 등을 분석 중이며, 안전진단 보고서가 어떤 판단에 따라 작성됐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번 사고는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닌, 안일한 행정과 '과소평가'가 낳은 참사일 가능성이 높다. 중대시민재해는 사후 처벌을 위한 법이지만, 이 사고는 사전에 막을 수 있었던 비극이었다는 점에서 더 깊은 반성을 요구한다.
법적 책임도 중요하지만, 지자체가 어디까지 안전에 대해 선제적이고 실질적인 의무를 져야 하는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제도와 관행을 되짚어야 할 시점이다.
※ 여러분의 제보가 인천과 경기를 변화시킵니다.
[구독] https://v.daum.net/channel/551718/home
[전화] 인천본사 032-830-1000 / 경기본사 031-225-9133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경인방송을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