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빼고 다 먹어? 뒤처질 수 없지"···MZ, 호텔 빙수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 [이슈, 풀어주리]
출근길에서도, 퇴근길에서도. 온·오프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다양한 이슈를 풀어드립니다. 사실 전달을 넘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인 의미도 함께 담아냅니다. 세상의 모든 이슈, 풀어주리! <편집자주>
#2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최근 남자친구를 졸라 ‘서울 3대 망고빙수’라고 불리는 롯데호텔 서울 라운지에서 애플망고 빙수를 먹었다. ‘가격이 시중의 6배가 훌쩍 넘는데 그만한 가치가 있었냐’는 질문에 그녀는 “사실 가성비만 생각하면 최악이다”라면서도 “인스타그램을 보면 요즘 트렌드인 것 같아서 안 먹으면 뒤처지는 기분이 들 것 같았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나를 위한 소비라고 생각하면 10만 원 정도는 그렇게 비싼 것 같지 않기도 하다”며 웃어보였다.

여름철 호텔업계가 ‘프리미엄’을 내세워 고급 디저트로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고 있다. 고급 식재료와 독창적 플레이팅으로 부가가치를 높이는 전략이다. 가격은 최고 15만 원에 육박해 일반 빙수와 비교했을 때 10배 수준이다. 하지만 고객 수요는 점차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여름 한정’이라는 수식어와 더불어 코로나19 이후 복수 소비 심리가 이어진 영향으로 보인다.
실제로 특급호텔의 프리미엄 빙수 가격은 해를 거듭할수록 급등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포시즌스호텔 서울은 제주산 애플망고를 2개 이상 사용한 ‘제주 애플망고 빙수’를 14만9000원에 선보였다. 이는 작년 여름 12만6000원에서 18.3% 오른 금액이다. 포시즌스호텔서울 관계자는 “애플망고 가격 인상과 배합 비율 등을 반영해 빙수 가격을 올렸다”라며 “생망고와 망고 소스에 버무린 떡, 망고 엘더 플라워 소스로 구현한 ‘망고 스피어’를 첨가해 풍성한 식감을 연출했다”고 밝혔다. 페어몬트앰배서더서울 역시 전년 대비 33.3% 오른 11만 원 에 망고빙수를 판매하고 있다.

그 외에도 시그니엘 서울 ‘시그니처 제주 애플망고 빙수’ 13만 원, 서울신라호텔 애플망고 빙수 11만 원, 롯데호텔 서울 R사이즈 11만 원, S사이즈 8만5000원 등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불황 속에서도 빙수 인기가 지속되는 것 역시 ‘스몰 럭셔리’ 트렌드 영향”이라며 “젊은층을 중심으로 작은 사치를 추구하는 소비 심리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불황 속 ‘작은 사치’···다시 주목받는 ‘립스틱 효과’
경기 불황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최근 수년새 고금리, 고물가가 장기화하는 등 시장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명품 가방, 오마카세 등 고가 소비 대신 고급 화장품이나 프리미엄 디저트 등을 구매하는 ‘작은 사치’ 소비가 젊은층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명 ‘립스틱 효과(Lipstick Effect)’로 불리는 이 현상은 과거 경기 침체기에도 반복됐던 소비 패턴으로 불황일수록 소비자들이 비교적 저렴한 사치품에서 심리적 만족을 얻으려는 경향을 뜻한다.
실제 역사적으로도 립스틱 효과는 여러 차례 확인됐다. 1929년부터 1933년까지 이어진 미국 대공황 당시 산업 생산이 절반 가까이 급감한 반면 화장품 매출은 오히려 25% 증가했다. 2001년 9·11 테러 직후에도 미국 내 립스틱 판매량은 11% 늘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에도 프리미엄 화장품 매출이 상승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외부 환경이 불안정할수록 소비자는 작은 소비를 통해 심리적 안정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며 "최근의 인증 소비와 맞물려 립스틱 효과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좋아요’에 지친 청년들···SNS 인증 열풍에 불안·과소비 심화
하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발달로 일상을 쉽게 공유하면서 과소비와 불안 심리를 유발한다는 부작용도 심화되고 있다. 특히 SNS를 통해 남과 비교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보여주기식 소비’가 일상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한국인의 하루 평균 SNS 사용 시간은 약 2.4시간으로 세계 평균보다 높고, 2030 세대에서는 인스타그램 활용률이 70~80%인 만큼 사회적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우울증 환자는 약 100만32명으로 2018년(75만3011명) 대비 32.8% 증가했다. 이 중 20~30대(35만9142명)가 전체의 35.9%를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심리적 고통이 개인 차원을 넘어 사회적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정신 건강과 신체 건강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며 “청년들이 활력을 잃는다는 건 곧 우리 사회와 경제가 힘을 잃는 것과 같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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