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던 SSG 구했다··· 김광현·최정, 위기에서 더 빛난 베테랑의 힘

해줘야 할 선수가 해줘야 팀이 살아난다. SSG에서 ‘해줘야 할 선수’는 물론 김광현(37)과 최정(38)이다. 불혹을 향해가는 나이지만 팀 내 비중은 여전히 절대적이다. 두 베테랑이 차례로 맹활약하며 흔들리던 SSG를 바로 세웠다.
김광현이 먼저 나섰다. 26일 대전 한화전 6이닝 2실점 호투로 9-3 팀 승리를 이끌었다. 국내 최고 좌완 류현진(38·한화)과 사상 첫 선발 맞대결이었다. ‘세기의 대결’로 불린 이날 경기 류현진은 1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지만, 김광현은 흔들리지 않았다.
최정이 배턴을 이어받았다. 26일 류현진을 상대로 선제 적시타를 때리며 부진 탈출의 신호를 보였던 최정은 27일 한화전 제대로 터졌다. 0-1로 끌려가던 4회초, 한화 선발 문동주의 시속 152㎞ 직구를 받아쳐 동점 홈런을 때렸다. 6회에는 역시 문동주의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역전 솔로포를 날렸다. SSG는 최정의 연타석 홈런을 발판 삼아 한화를 3-2로 꺾고 대전 원정 3연전에서 2승 1패 위닝 시리즈를 달성했다.
SSG는 후반기 출발이 좋지 않았다. 지난 19일 두산전부터 후반기 첫 4경기를 모두 졌다. 24일 대구에서 삼성을 꺾고 간신히 첫 승을 올렸지만, 바로 이튿날 대전에서 한화에 다시 패하고 말았다. 침체한 분위기 속에 부상 악재까지 겹쳤다. 야수들 가운데 그나마 제 활약을 하던 유격수 박성한과 외야수 한유섬이 차례로 엔트리 말소됐다. 박성한이 17일 허벅지 통증으로 빠졌고, 한유섬이 25일 어깨 부상으로 빠졌다. 26, 27일 한화전 연승은 그래서 의미가 컸다. 자칫 침몰할 수 있던 팀을 김광현과 최정이 건져 올렸다.


김광현은 지난 26일 승리 후 최정의 활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광현은 “(최)정이 형이 살아나야 한다. 돈 많이 받는 만큼 부담을 줘야 한다. 나도 그만큼 부담을 느낀다. 구단도 그러라고 우리 연봉을 주는 것 아니냐”면서 “(최정이) 왜 S급 선수인지 다시 한번 증명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광현이 최정의 역할을 강조한 건 ‘투수 주장’의 고충 때문이기도 했다. 김광현은 이번 시즌 SSG 주장이다. KBO리그 10개 구단 중 투수 주장은 김광현이 유일하다. 투수는 보직 특성상 선수단 전체를 아우르기가 쉽지 않다. 26일 김광현은 “나도 주장은 처음이고 투수 쪽에 있다 보니 야수들을 꾸짖어야 할지 아니면 달래고 칭찬해야 할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그래서 최고 타자 최정의 활약이 더 절실했다.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던 후배의 ‘일침’에 최정이 연타석 홈런으로 화답했다.
최정이 때린 홈런 2개가 모두 초구에 나왔다는 것도 의미가 크다. 자기 스윙에 자신감을 찾았다는 신호다. 김광현은 여름 들어 바짝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26일 한화전 김광현은 이번 시즌 개인 최고인 시속 150㎞를 던졌다. 직전 20일 등판 때도 149㎞를 던지며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 다. 김광현과 최정의 상승세는 SSG 전체의 상승세로 이어질 수 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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