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거액 ‘투자·구매’ 패키지, 어차피 미국에 쓸 돈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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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개월간 협상 끝에 관세 인하를 받아낸 유럽연합(EU)이 미국에 내준 대가는 일본과 비슷한 형태의 대규모 투자와 에너지 구매 제안이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날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이 미국 에너지 7500억 달러어치를 구매하고, 6000억 달러를 투자하며, 미국산 무기를 구매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부분의 일은 어차피 일어났을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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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개월간 협상 끝에 관세 인하를 받아낸 유럽연합(EU)이 미국에 내준 대가는 일본과 비슷한 형태의 대규모 투자와 에너지 구매 제안이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유럽연합의 ‘투자 및 구매’ 패키지가 어차피 쓰게 될 돈을 협상카드로 ‘포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 설명을 들어보면, 유럽연합은 미국에 7500억 달러(약 1034조원) 규모의 에너지 구매와 6000억 달러(약 827조원) 투자를 약속했다. 대량의 미국산 군사장비 구매도 합의했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등 미국산 에너지 구매 확대와 5500억 달러(약 759조원) 수준의 투자기금 조성을 확약한 일본과 비슷한 패턴이다.
하지만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날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이 미국 에너지 7500억 달러어치를 구매하고, 6000억 달러를 투자하며, 미국산 무기를 구매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부분의 일은 어차피 일어났을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6000억 달러 투자’에 관해 월스트리트 저널은 “유럽은 이미 미국의 최대 외국 투자자다.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유럽의 미국 직접 투자는 약 2000억 달러 증가했다. 불분명한 기간 3배 정도의 투자는 그다지 대단한 성과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비비시(BBC)도 “유럽연합이 미국에 얼마나 투자할 것인지에 대해 거액의 수치가 거론되고 있지만, 세부 사항에 악마가 숨어 있다”며 “그 투자가 정확히 언제 이루어질 것인지, 어떤 분야에 투자될 것인지 등에 대해 아직 답이 없다”고 지적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합의 발표 뒤 내놓은 공식 성명에도 ‘6000억 달러 투자’는 전혀 언급되지 않다.

미국산 무기 구매 약속도 비슷한 평가를 받는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의 국방 지출은 증가할 예정이며, 유럽 지도자들은 재무장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이미 약속한 국방비 증액의 연장선이라고 봤다.
‘7500억 달러 에너지 구매’과 관련해선 평가가 엇갈렸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이미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업체들과 장기 계약을 체결해오고 있었다”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 유럽센터의 비상임 선임연구원 에릭 브래트버그도 이날 보고서에서 “법적으로 구속력이 없으며, 어차피 많은 회원국이 하게 될 일이었다”고 지적했다. 악시오스도 “유럽연합 회원국들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와 석유 구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격히 증가했다”며 “유럽의 에너지 기업들은 이미 계획 중이거나 건설 중인 미국 프로젝트들로부터 향후 액화천연가스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해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에너지 및 환경 정책 분석 전문 리서치 회사 클리어뷰 에너지 파트너스는 다르게 봤다. 클리어뷰는 이날 분석 보고서에서 “기존 구매분은 연간 약 870억 달러”라며 “기존 구매분이 포함된 수치라 해도 연간 2500억 달러는 큰 폭의 증가”라고 밝혔다.
이번 협정에 대한 공동 성명이나 협정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유럽연합 협상팀에 가까운 한 인사 폴리티코에 “합의를 가능한 한 빨리 문서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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