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KOREAN" 엽서에 눌러쓴 금메달 영웅

황대훈 기자 2025. 7. 28.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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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12]

한국인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는 고 손기정 선수입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하며 일제 치하에서 고통받던 한국인들의 자랑이 됐었는데요.


일장기를 달고 뛰어야 했던 손 선수지만, 서명을 할 때만큼은 KOREAN,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절대 숨기지 않았습니다. 


황대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베를린 올림픽에서 일장기를 달고 뛰어야 했던 손기정 선수.


당시 국내 언론은 손 선수 가슴의 일장기를 지우기도 했지만, 올림픽 공식 증서에 기록된 일본식 이름까지 바꿀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손 선수가 남긴 엽서에는 KOREAN, 한국인이라는 글자가 선명합니다. 


대회 일주일 뒤 독일 팬에게 서명해 준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번에 최초로 공개됐습니다.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들이 각자 모국어로 남긴 서명에도, 손 선수는 자신이 한국인임을 드러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마련한 이번 특별전에서는 손 선수와 관련된 전시품 18건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손 선수가 목에 걸었던 금메달은 머리에 썼던 월계관과 나란히 자리했습니다. 


우승 부상이었던 청동투구는 실제 고대 그리스 유적에서 발굴된 건데, 손 선수에게 바로 전달되지 못하고 대회 50년이 지난 후에야 돌아온 물건입니다. 


올림픽 당시 뉴욕타임스 기사는 손 선수의 국적이 일본이라고 쓰면서도, '한국 출신 청년'이라는 설명을 남겼습니다. 


AI로 부활한 손 선수의 모습도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올림픽 우승의 순간에도 굳은 표정을 잃지 않는 손 선수가, 해방된 조국에서 성화를 봉송하며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는 모습이 확연하게 대비됩니다. 


인터뷰: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식민지 시대에) 자기 분야 속에서 그 모든 것을 뚫고 우리에게 희망과 용기와 힘을 줬던 사람들의 자취가 상대적으로 묻혀져 있던 것을 (손기정 선생이) 금메달을 땀으로써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한국을 모르는 세계인이 드문 지금, 가진 것의 전부인 두 발로 세계를 제패했던 영웅 손기정을 만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연말까지 계속됩니다. 


EBS 뉴스 황대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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