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협상 고민 더 커진 대통령실…관건은 ‘1000억弗+α’ 투자 규모
대미 관세 협상을 위한 투자 규모를 놓고 대통령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000억달러(약 138조원)+α’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앞서 협상을 타결한 일본과 유럽연합(EU) 사례를 꼼꼼히 들여다보고 있다.
28일 대통령실과 관계 부처는 오는 8월 1일 대미 관세 협상 유예 시한을 앞두고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정부는 한미 간 ‘패키지 딜’ 세부 내용을 조율하고 있는데, 컨트롤타워인 대통령실은 직접투자 규모와 안보 동맹 등 현안을 주로 다룰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우 대미 협상 과정에서 5500억달러(약 758조원) 규모에 육박하는 직접 투자를 약속했다. EU 또한 6000억달러(약 828조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약속하고 관세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이에 우리나라도 협상 과정에서 대미 투자 금액이 일본에 버금가는 규모로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협상 초기 대미 투자금으로 1000억달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4000억달러(약 554조원) 규모의 투자를 요구했다는 미국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양측 이견이 일부 드러난 상황이다. 게다가 일본 또한 미국과 협상 과정에서 4000억달러로 의견을 모은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막판에 1000억달러를 더 올렸고, 최종 발표 단계에서 500억달러를 추가해 5500억달러로 결정됐다는 내용도 전해졌다.
이에 미국이 우리나라와 협상에도 같은 잣대를 들이밀 경우, 우리 정부의 부담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5일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일본 투자 규모에 대해) 분석하고 있는데, 어떤 방식으로 투자가 될 것인지 분명하게 문서로 정리된 내용은 없다”면서 “전부 투자인지, 보증 대출까지 포함된 내용인지도 조금 더 파악이 필요하다. 90대 10으로 어떻게 이익을 분배할지도 분석과 평가가 필요한 내용”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미·일 양측이 협상 규모만 정해뒀을 뿐 실제 이행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던 만큼 우리나라도 가능성을 따져보겠다는 취지다. 미국의 주요 상대국 중 합의에 이르지 못한 캐나다, 멕시코, 인도의 협상 상황 또한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대미 투자 여력이 뒷받침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우리 정부는 이미 조 바이든 전임 정부 당시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대미 투자를 실행해 왔고,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에도 개별 기업이 대미 투자 계획을 내놓는 등 이미 투자를 약속한 내용도 있다.
경제 규모 차이가 고려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2557조원으로, 일본(609조엔·5706조원)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그 때문에 미국이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4000억달러보다는 낮은 수준에서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1000억달러는 미국이 받을 리가 없다. 3000억달러 후반이나 중반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바이든 정부 때부터 엄청나게 대미 투자를 늘리면서 기업들이 더 투자할 부분이 줄어든 상황”이라며 “조선업 기술협력 등 미국에 줄 부분이 더 늘어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미 협상이 8월 1일을 넘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허 교수는 “31일 협상을 무리하게 마무리 지으려고 할 경우 우리가 뺏기는 것이 많을 수 있다”고 했다. 이에 정부는 이번 주도 총력전에 나선다. 오는 31일(현지시간)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국 워싱턴DC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최종 담판을 가진다. 조현 외교부 장관 또한 조만간 방미길에 올라 마코 루비오 장관과 만나 지원 사격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문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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