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가 넘긴 연락처로 투자사기…200억대 리딩방 운영 일당 검거

고건 2025. 7. 2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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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거된 일당이 운영하던 사무실의 사진. 2025.7.28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투자 관련 유튜버들에게 종목 정보를 문의한 사람들의 연락처를 구매해 입수한 뒤 허위 선물거래 프로그램을 설치하게 하는 등 투자 사기를 유인하며 200여억원을 빼돌린 일당이 덜미를 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투자 리딩방 일당 43명을 검거해 총책인 20대 A씨 등 13명을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해외 선물 투자리딩으로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181명으로부터 207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투자 관련 유튜버들이 종목 추천 문의를 받으며 수집한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구매해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이어 여러 개의 허위 계정을 동원해 자신들이 있는 단체 대화방으로 대상자를 초대한 뒤, 실제 수익이 발생한 것처럼 허위 인증 글을 올렸다. 이후 대상자가 관심을 보이면 1대1 대화방으로 초대한 뒤 “입회비와 종목비를 받지 않고, 증거금도 회사에서 대납해주겠다”며 허위 선물거래 프로그램 설치를 유도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실제 선물 거래 시장의 차트가 보이고, 투자금을 입금하면 거래소 화면에 반영도 되게끔 만들어졌지만 실제로 투자는 이뤄지지 않는 가짜 프로그램인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들이 입금한 돈은 대포계좌로 입금된 뒤 다른 대포계좌로 전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등은 피해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조직원들이 속한 단체 대화방에서 퀴즈 이벤트 등을 진행하는 것처럼 꾸며 대상자가 당첨되도록 한 뒤 수십만원 상당의 허위 선물 거래소 포인트를 미끼로 지급하기도 했다. 이후 투자를 통해 수익이 날 경우 일부를 출금해주며 투자 금액을 늘리도록 유도했다.

손실이 날 경우 이를 만회할 만한 큰 수익을 내주겠다며 재투자하도록 했다.

한 피해자의 경우 일당이 “주식에서 손해본 것을 모두 만회할 만한 큰 수익을 내주겠다”며 유인해 결국 보유 자산뿐 아니라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까지 동원하며 17억원을 사기당하기도 했다.

리딩방 사기 조직이 이용하던 대포폰 총 134대의 모습. 2025.7.28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지난 4월 투자 리딩방 사기 조직에 대한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이들이 운영하는 서울 소재의 사무실 5곳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벌여 A씨 등을 차례로 검거했다.

A씨는 지인 등 4명이서 범행을 시작했다가, 사기 규모가 커지면서 조직원을 추가 채용하는 식으로 몸집을 불려 온 것으로 조사됐다. 총책과 팀장, 부팀장, 팀원 등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계좌 관리와 모집·기망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했다.

이들이 범행에 사용한 허위 프로그램은 외국의 범죄 조직으로부터 입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외국 조직과 더불어 이들에게 피해자 연락처를 넘긴 유튜브 운영자 등 추가 공범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유튜버 등을 믿고 쉽게 연락처를 넘기지 말아야 하고, 인증받지 않은 프로그램은 절대 스마트폰에 설치하면 안 된다”며 “전화, 문자 등으로 수익 인증을 하며 투자를 권유하는 행위는 사기의 가능성이 높으니 각별히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고건 기자 gogosi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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