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EU와도 15% 관세 합의· 6000억 달러 투자 약속…독일 자동차 업계 활짝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수개월의 협상 끝에 2025년 7월27일(현지시각) 무역 협정을 체결했다. 미국이 최대 30% 고율 관세 부과까지 예고한 상황에서 대규모 무역 전쟁의 위험은 피했지만 유럽연합은 미국에 대한 상당한 규모의 투자 또한 약속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영국 스코틀랜드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턴베리 골프장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무역 협상에 합의했다고 각각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산 수입품에 15%의 관세를 부과하는 기본 협상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여기엔 유럽산 자동차도 포함돼, 미국 시장 점유율이 높은 독일 자동차 업계가 특히 이익을 보게 됐다. 미국은 2025년 4월부터 유럽연합에서 수입되는 자동차에 27.5%의 관세를 부과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이 7500억달러(약 1037조 8400억원) 규모의 에너지를 구매하고, 6000억달러(약 830조 7000억원) 수준의 투자도 약속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진 않았지만 유럽연합이 “대량의” 미국산 군사 장비도 구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철강과 알루미늄엔 기존 방침대로 50% 관세를 부과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미국과 유럽연합의) 장벽을 줄이기 위해 관세는 인하될 것”이라며 “쿼터제(무관세 할당제)가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약품에 ‘15% 관세’가 적용되는지 여부는 미국과 유럽연합의 입장이 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의 회담에 앞서 의약품은 이번 협정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약품은 단일상품 중 미국이 유럽연합에서 가장 많이 수입하는 품목이다. 그러나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회담 뒤 낸 성명에서 의약품을 비롯해 자동차와 반도체 모두 15%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5%는 명확한 상한선이다. 추가 부과는 없고, 모든 것을 포함한다”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회담 뒤 기자들에게도 “우리는 의약품에 대해 15%로 합의했다”며 “전반적으로 의약품을 어떻게 다룰지는 무엇을 결정하건 미국 대통령의 몫이다. 전 세계적 차원은 별도의 논의 사항이다”라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무관세 적용을 합의한 품목도 공개했다. 그는 “모든 항공기와 관련 부품, 일부 화학물질과 반도체 장비, 특정 농산물 및 천연자원, 특정 복제약, 핵심 원자재 등이 포함된다”며 “이 목록에 더 많은 제품을 추가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정 내용은 앞서 미국과 일본이 체결한 무역 협정 틀과도 비슷하다. 2025년 7월23일 미국은 일본에 대한 상호관세 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 반대급부로 일본은 미국에 쌀 시장을 일부 개방하고, 5500억달러(약 759조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전 세계 무역 규모의 30%를 차지하는 거대한 두 경제 블록은 2025년 8월1일을 앞두고 협상을 체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8월1일부터 유럽연합에 최대 3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후 미국과 일본까지 협상을 체결하면서, 유럽연합도 빠른 협상 체결을 목표로 미국과 협상에 나섰고,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끝으로 일단 무역 전쟁의 위험은 피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미국과 합의한 뒤 “세계에서 가장 큰 두 경제 대국이 무역 협정을 맺었고, 이것은 큰 거래”라며 “(협정은)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미국-EU 협정은) 역대 최대 규모의 거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4년 기준 유럽연합과 미국의 무역 교역 규모는 약 9759억달러(약 1350조원)로 추정된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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