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與, ‘스테이블 코인 법안’ 첫 발의…“‘원화 코인’으로 금융 주권 지키자”

권순완 기자 2025. 7. 28. 09:5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안도걸 의원 28일 발의
이재명 대통령 대선 공약 구체화
자기자본 50억 이상이어야 ‘원화 코인’ 발행 가능
더불어민주당 안도걸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열린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편입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스테이블 코인(달러·원화 등에 가치를 고정해 가격 변동을 최소화한 가상 자산)을 제도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28일 발의했다. 달러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이 글로벌 결제 시장을 석권하기 전에, 한국도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만들어 이에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다. 스테이블 코인 제도화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데, 이를 구체화시킨 법안이 여당에서 처음으로 나온 것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당 안도걸 의원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가치 안정형 디지털자산의 발행 및 유통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가치 안정형 디지털 자산은 스테이블 코인을 가리킨다. 민주당 민병덕 의원이 지난달 발의한 ‘디지털자산 기본법’에 스테이블 코인 관련 내용이 일부 담겨 있지만, 원화 스테이블 코인의 발행·유통·통제 등 전체 생태계를 규율한 법안을 여당 의원이 발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미국에서 스테이블 코인을 제도권에 편입하는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이 통과된 가운데, 달러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이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결제 시장에 침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카드 결제보다 수수료율이 훨씬 낮고, 정산 기간도 따로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도 원화 기반의 ‘원화 코인’을 신속하게 만들어 ‘달러 코인’의 침투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원화 코인을 발행하려면 발행사가 그 만큼의 원화나 한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국제 금융 시장에서 원화의 위상이 그만큼 올라가고 한국 국채의 수요가 증가하는 측면이 있다. 국채 수요가 늘어나면, 그만큼 국채 발행의 부담이 줄어들어 재정 지출 여력이 늘어난다.

이번 제정안은 스테이블 코인의 발행에서 유통, 준비자산, 이용자보호, 통화·외환 정책까지 총체적인 관리 체계를 규정하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려는 발행인은 반드시 금융위원회의 사전 인가를 받아야 하며, 자격요건은 ▲금융기관 또는 상법상 주식회사일 것 ▲자기자본 50억원 이상, ▲전산설비·전담인력 구비 등이다.

또 모든 스테이블 코인은 발행 잔액의 100% 이상을 유동성이 높은 실물자산으로 준비해야 하며, 현금·요구불예금·국채·지방채 등으로 구성해야 한다. 스테이블코인의 예금화와 그로 인한 금융시장 교란을 방지하기 위해,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이자 지급은 금지된다.

또, 스테이블 코인 이용자 보호를 위해 발행인이 파산하더라도 준비자산은 전적으로 이용자 상환에 우선 배정되며, 압류나 담보로도 활용할 수 없다. 상환청구 시 3영업일 이내 상환이 법적으로 의무화되고, 거래소는 상장 전후로 ▲발행인의 적격성, ▲공시 여부, ▲위법 사실 여부 등을 주기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시장질서 훼손이 우려될 경우 발행·유통·상환에 대한 긴급조치를 즉시 발동할 수 있으며, 한국은행은 통화 정책 수행 목적에 따라 금융위에 자료 제출이나 공동검사를 요구하거나, 긴급조치명령을 요청할 수 있다. 기획재정부도 외환정책 관점에서 유사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안 의원은 “이번 법안은 민주당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에서부터 논의하고 준비해 온 것으로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제시됐다”며 “법안 마련을 위해 정부 부처 및 금융당국, 학계, 연구계 전문가들과 10차례 이상 심도 있는 토론과 의견 수렴을 거쳐 마련된 법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테이블 코인은 더 이상 실험이 아니라, 디지털 시대 국가경제의 혈관이자 통화 주권의 최전선”이라며 “디지털 달러를 앞세운 미국처럼, 우리도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으로 새로운 금융 주권 시대를 열어야 할 때”라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