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맥주사 맞고 ‘신생아 뇌손상’···16억 배상 판결

정수진 기자 2025. 7. 2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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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재단 상대 손배소서 일부 승소
울산지방법원 전경.

울산에서 신생아가 의료진의 부적절한 조치로 뇌 기능이 손상돼 장애를 갖게 된 사고와 관련해 병원 측이 16억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법 민사12부(이연진 부장판사)는 A양의 부모가 울산의 한 병원 의료재단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하며 이처럼 배상하도록 결정했다.

A양은 2022년 4월 생후 며칠이 지나지 않아 황달 증상이 나타나 해당 병원 소아청소년과에 입원했다.

당시 간호사는 A양에게 분유 20㏄를 먹이고 30분 뒤 정맥주사를 놓았는데, 곧바로 A양에게 청색증(혈액 내 산소 부족으로 피부나 점막이 푸른색 또는 잿빛으로 변하는 증상)이 발생했다.

의료진은 구강흡입으로 분유를 일부 배출시키고 심장마사지, 인공호흡 등 응급처치하면서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하는 주사를 놓고 기도에 튜브까지 삽입했으나 산소포화도는 60~70%에 머물렀다.

의료진은 결국 청색증을 보인 지 1시간 30분이 지나서 보호자에게 A양 상태를 알리고 다른 대형종합병원으로 전원을 결정했다.

A양은 옮겨진 병원에서 1시간가량 치료를 받고 나서야 산소포화도가 100%로 올라오고 안정됐다.

그러나 A양은 이후 검사에서 '신생아의 저산소증성 허혈성 뇌병증'을 진단받았고, 3세인 현재 보행장애, 인지장애, 발달장애를 겪고 있다.

이에 A양 부모는 병원 의료진 과실로 영구적인 장애가 생겼다며 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식도가 짧고 연하기능(음식물을 입에서 위장까지 보내는 기능)이 약한 영유아에겐 수유 후 충분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정맥주사를 놓는 것이 일반적인데, 30분 만에 주사를 놓은 것은 의료진 과실이라고 인정했다.

또 전원 조치 역시 지체됐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히 A양이 정맥주사를 맞기 전에는 호흡과 맥박 등 활력 징후와 전신 상태가 안정적이었고, 급하게 정맥주사를 맞아야 할 응급 상황도 없었던 것으로 봤다.

재판부는 "전문가 감정 결과와 의견을 종합하면 A양의 뇌 손상 증상은 병원 측 과실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라며 "정맥주사 처치 관련 과실과 전원 조치를 지체한 과실, 설명의무 위반에 관해 진료 계약상 채무불이행에 따른 생계비, 치료비 등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신생아에게 침습적 처치를 할 경우 수유 시부터 어느 정도 간격을 두어야 하는지에 관하여 명확한 가이드라인은 없다고 보이는 점, A양의 선천적 심장병이 저산소 뇌 손상 발생에 미쳤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운 점을 고려해 병원 측 책임 비율을 80%로 제한한다"라고 덧붙였다.

정수진 기자 ssjin3030@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