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한 채 대해부]①장기보유특별공제 '매직'

김미리내 2025. 7. 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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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요·가격안정 목적으로 도입했지만
고가아파트도 최대 80% 양도차익 공제
형평성 탓…"가액기준 개편, 공제상한 필요"
'똘똘한 한 채'는 1주택 보유자에게 상대적 이익을 주는 정책이 낳은 산물이다. 시장 안정을 목적으로 '집을 사고, 가지고 있고, 되파는' 모든 과정에서 다주택자에 금전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실거주 1주택자에게는 혜택을 준 제도가 주된 배경이다. 그 속에서 자산 증식에 가장 유리한 '재테크 방편'이 똘똘한 한 채였던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이런 경향성은 고가 주택의 몸값만 과도하게 키웠다. 너무 똘똘해지다 보니 시장 양극화, 시장 불안의 주범으로도 꼽히고 있다. 이제는 '똘똘한 괴물'이라고까지 불리게 된, 똘똘한 한 채를 키운 원인들을 짚어 시장 안정의 실마리를 찾아본다.[편집자]

현재 부동산 시장 트렌드인 '똘똘한 한 채'를 만든 주된 요인 중 하나는 1주택자에게 유리한 세제 구조다. 이는 고가주택과 저가주택 간 가격 격차를 벌려 시장 양극화를 심화하고 지방 침체, 수도권 쏠림 등의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를 촉발한 다양한 배경 가운데서도 핵심 제도로 꼽히는 것이 바로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양도세 장특공제)'다. 

장특공제 뭐길래…고가일수록 혜택?

장특공제는 부동산을 장기간 보유한 경우 양도차익 일부를 공제해 주는 제도다. 글로벌 금융위기 후 부동산 침체기였던 이명박 정부 시절 주거안정과 실수요자 보호를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도입됐다.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율/그래픽=비즈워치

양도세는 원칙적으로 양도차익이 클수록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 누진 과세구조다. 하지만 1세대 1주택자는 장특공제를 통해 고가아파트라 해도 최대 80%까지 양도차익 공제를 받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일반 장특공제는 15년 보유 시 최대 30%가 적용된다. 다주택자 역시 이 세율을 적용받는다. 그러나 1주택자의 경우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이 10년 이상이면 공제율은 80%까지 올라간다. 연간 공제율이 2%에서 8%까지 오른 셈이다. 

즉 장특공제는 양도세의 누진과세 구조를 상쇄시킬 뿐 아니라 상한 금액이 없다. 고가주택일수록 더 혜택이 커지는 구조다.

양도세 장특공제 사례1/그래픽=비즈워치

예를 들어 보자. 지난 14일 서울 용산구 래미안첼리투스 전용 124㎡는 58억3000만원(44층)에 거래됐다. 10년 전인 2015년 7월 동일 평형의 거래가는 17억7908만원이었다. 이 물건에 대한 거래가 동일인이라 가정하고 18억원에 취득해 58억원에 매도했다고 가정하면, 10년 보유를 통한 양도차익은 40억원이다(필요경비 제외). 

여기서 1세대 1주택 비과세 한도(12억원)를 제외하면 과세대상 양도차익은 약 31억7241만원이다. 여기에 장특공제가 적용된다. 만약 2년간 거주했다면 48%의 공제율을, 거주기간이 10년이라면 80%의 공제율이 적용된다. 공제금액은 각각 15억2276만원, 25억3793만원이다. 

실제 과세 대상 금액은 각각 16억4966만원, 6억3448만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이에 따라 실제 내야 하는 세금은 거주기간 2년일 경우 6억7528만원, 10년은 2억2949만원이다. 

즉 58억원에 집을 팔아 40억원의 차익을 올리고도 세금은 최대 2억원 대에 불과한 셈이다. 반면, 1주택이 아닌 일반 장특공제(10년 보유)만 적용했다면 세금은 10억7500만원으로 는다. 무려 5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양도세 장특공제 사례2/그래픽=비즈워치

양도차익이 적은 경우도 비교해 보자. 6억원에 취득해 10년 후 20억원에 매도한 경우 양도차익은 14억원이다. 거주하지 않았다면 일반 장특공제 20%만 적용돼 과세대상 양도차익 5억6000만원 가운데 1억1200만원이 공제된다. 최종 세액은 약 1억5226만원이다.

40억원의 차익을 거둔 사례와 비교해도 세금이 7723만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조건을 동일하게 맞춰 10년 보유, 10년 거주했다면 최종 세액은 약 2289만원으로 줄어든다. 14억원과 40억원의 차익에 대한 세금 차이가 2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사실상 고가주택에 비해 저가주택의 세 부담이 큰 셈이다. 

'세제 개편' 요구 나오는 이유

고가 1주택 보유자는 장특공제, 비과세 혜택 등으로 다주택자보다 오히려 세 부담이 낮은 역전현상도 나타난다. 결과적으로 더 비싸고 좋은 한 채를 보유하려는 쏠림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조세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조세 형평성은 보통 소득이나 수익에 비례해 세금을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란 개념이다. 하지만 현행 양도세 제도는 주택가격보다 주택 수에 따라 더 많은 세금을 내도록 하고 있다. 동일한 차익을 내도 다주택자에 세 부담이 더 큰 상황이다. 주택 수가 아닌 주택 가액을 기준으로 과세 체계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추진부 전문위원은 "장특공제는 비과세 구간을 제외한 양도차익의 최대 80%를 차감하고 나머지 20%에만 세금을 매기는 구조인 만큼 고가주택일수록 양도차익에 비해 세금이 굉장히 낮아질 수 있다"면서 "이 구조가 똘똘한 한 채로 불리는 고가 1주택에 쏠림의 핵심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과세방식을 주택 수가 아닌 가액기준으로 전환하는 것을 고민해 봐야 할 때"라며 "다주택자의 매각 시기 등에 따른 형평성 확보가 어렵다면, 장특공제에 일정 상한을 두고 이를 넘기면 공제율을 낮추는 구조 등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미리내 (panni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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