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과 사람 할퀴는 복합 재난의 시대 [포토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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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잠겼다 빠진 게 아니고, 물이 하우스를 다 뚫고 갔어요. 그냥 다 완파된 거죠. 새로 심은 딸기 모종 12만 포기도 못 쓰게 됐고 외국인 숙소도 다 지어놨는데 그냥 농사를 다 포기해야 하나 막막할 뿐이에요."
7월22일 오후 경남 산청군 신안면 청현리에서 만난 권정현씨(73)는 다리를 살짝 절뚝거렸다.
사흘 전인 7월19일 양천강 제방이 무너지며 넘어온 물에 비닐하우스들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보고 급히 피신하던 길에 무언가 날카로운 물건에 발이 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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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잠겼다 빠진 게 아니고, 물이 하우스를 다 뚫고 갔어요. 그냥 다 완파된 거죠. 새로 심은 딸기 모종 12만 포기도 못 쓰게 됐고 외국인 숙소도 다 지어놨는데 그냥 농사를 다 포기해야 하나 막막할 뿐이에요.”
7월22일 오후 경남 산청군 신안면 청현리에서 만난 권정현씨(73)는 다리를 살짝 절뚝거렸다. 사흘 전인 7월19일 양천강 제방이 무너지며 넘어온 물에 비닐하우스들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보고 급히 피신하던 길에 무언가 날카로운 물건에 발이 베였다. “병원에 들러 치료를 받긴 해야 하는데···.” 혼잣말을 하던 권정현씨는 뼈대가 엿가락처럼 휜 채 형체가 사라져버린 자신의 비닐하우스 농장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7월16일부터 20일까지 경남 산청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798㎜(시천면)의 폭우가 내렸다. 지난해 같은 지역 전체 강수량이 1513.5㎜였으니 연 강수량의 절반가량이 닷새 만에 쏟아진 것이다. 산청군 곳곳에 산사태와 수해가 일어났고, 7월19일에는 전 군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단일 지자체가 극한 호우를 이유로 일부 지역이 아닌 관할 전 지역을 대상으로 대피를 권고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산청군민들의 고통은 이번 수해만이 아니었다. 지난겨울부터 시작된 가뭄은 올 3월 산청군 시천면에서 대형산불로 이어졌다. 여름 들어 극한 폭염이 시작되더니 이후 극한 호우가 찾아왔다. 기후 재난은 이제 종류를 섞어 복합적으로 인간의 삶을 헤집어놓고 있다.







산청·합천/이명익 기자 sajini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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