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과 사람 할퀴는 복합 재난의 시대 [포토IN]

산청·합천/이명익 기자 2025. 7. 28.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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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잠겼다 빠진 게 아니고, 물이 하우스를 다 뚫고 갔어요. 그냥 다 완파된 거죠. 새로 심은 딸기 모종 12만 포기도 못 쓰게 됐고 외국인 숙소도 다 지어놨는데 그냥 농사를 다 포기해야 하나 막막할 뿐이에요."

7월22일 오후 경남 산청군 신안면 청현리에서 만난 권정현씨(73)는 다리를 살짝 절뚝거렸다.

사흘 전인 7월19일 양천강 제방이 무너지며 넘어온 물에 비닐하우스들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보고 급히 피신하던 길에 무언가 날카로운 물건에 발이 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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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16일부터 20일까지 경남 산청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798㎜의 폭우가 내렸다. 지난해 같은 지역 전체 강수량이 1513.5㎜였으니 연 강수량의 절반가량이 닷새 만에 쏟아진 것이다.
7월22일 드론으로 본 경남 산청군 신안면 청현리 딸기농장 비닐하우스들이 수해로 인해 뼈대를 드러내고 무너져 있다. 청현리에서는 7월19일 인근 양천강의 제방이 무너지며 수해가 일어났다. ⓒ시사IN 이명익

“물에 잠겼다 빠진 게 아니고, 물이 하우스를 다 뚫고 갔어요. 그냥 다 완파된 거죠. 새로 심은 딸기 모종 12만 포기도 못 쓰게 됐고 외국인 숙소도 다 지어놨는데 그냥 농사를 다 포기해야 하나 막막할 뿐이에요.”

7월22일 오후 경남 산청군 신안면 청현리에서 만난 권정현씨(73)는 다리를 살짝 절뚝거렸다. 사흘 전인 7월19일 양천강 제방이 무너지며 넘어온 물에 비닐하우스들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보고 급히 피신하던 길에 무언가 날카로운 물건에 발이 베였다. “병원에 들러 치료를 받긴 해야 하는데···.” 혼잣말을 하던 권정현씨는 뼈대가 엿가락처럼 휜 채 형체가 사라져버린 자신의 비닐하우스 농장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7월22일, 수해로 무너져 내린 경남 산청군 신안면 청현리 딸기농장 비닐하우스 위로 트럭이 뒤집힌 채 떠내려와 있다. ⓒ시사IN 이명익

7월16일부터 20일까지 경남 산청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798㎜(시천면)의 폭우가 내렸다. 지난해 같은 지역 전체 강수량이 1513.5㎜였으니 연 강수량의 절반가량이 닷새 만에 쏟아진 것이다. 산청군 곳곳에 산사태와 수해가 일어났고, 7월19일에는 전 군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단일 지자체가 극한 호우를 이유로 일부 지역이 아닌 관할 전 지역을 대상으로 대피를 권고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산청군민들의 고통은 이번 수해만이 아니었다. 지난겨울부터 시작된 가뭄은 올 3월 산청군 시천면에서 대형산불로 이어졌다. 여름 들어 극한 폭염이 시작되더니 이후 극한 호우가 찾아왔다. 기후 재난은 이제 종류를 섞어 복합적으로 인간의 삶을 헤집어놓고 있다.

경남 산청군 신안면 산청대로 인근 야산에 산사태가 발생한 흔적이 산줄기에 길게 남아 있다.ⓒ시사IN 이명익
7월22일 오후 경남 산청군 신안면 경호강 휴게소 인근에서 작은 불상이 놓여 있는 가운데 산사태 매몰로 인한 실종자 수색 작업이 실시되고 있다. 도로 위쪽에 신안암이라는 작은 암자가 위치해 있었다. 7월23일 오전 인근에서 80대 스님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시사IN 이명익
7월22일 경남 합천군 가회면 가회중학교 강당에서 수해로 쌓인 토사를 치우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시사IN 이명익
7월21일 오후 경남 산청군 신안면 문대마을에 진입하는 교량이 이번 호우로 끊겼다. ⓒ시사IN 이명익
경남 산청군 신안면 문대마을의 한복갑씨(79)가 수해 입은 집을 청소하던 중 거실 소파에서 잠시 앉아 있다. 수해 당시에는 한복갑씨의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차올랐다고 한다. ⓒ시사IN 이명익
7월22일 경남 합천군 가회면 호산마을 박태규씨(73)가 폭우로 침수된 집을 치우고 있다. 박씨는 수해 당시 물이 차오르자 반려견 복돌이(6)와 지붕 위로 올라가 4시간을 버텼다. ⓒ시사IN 이명익
박태규씨(73) 반려견 복돌이(6)는 수해 당시 박씨와 지붕에서 4시간을 버텨낸 후 흙탕물로 온몸이 노랗게 물들었다. ⓒ시사IN 이명익

 

산청·합천/이명익 기자 sajini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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