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프로 전향 2주차 선수에 막힌 태극낭자들

[골프한국] 초특급 신인 로티 워드(21·영국) 앞에 김효주의 시즌 2승 꿈이 좌절됐다. 4년 8개월 만의 우승에 도전한 '역전의 여왕' 김세영의 빨간 바지도 효험이 없었다. 그것도 프로 전향 2주 차 선수에 당한 패배라 한국 선수들의 충격이 작지 않을 것 같다.
27일 영국 스코틀랜드 에어셔의 던도널드 링크스에서 끝난 LPGA투어 ISPS한다 스코틀랜드 여자오픈에서 프로 전향 2주 차의 로티 워드가 최종 합계 21언더파로 김효주를 3타 차로 따돌리고 LPGA투어 프로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LPGA투어에서 프로 데뷔전에서 우승한 것은 75년 역사상 베벌리 핸슨(1951년), 로즈 장(2023년·이상 미국) 단 두 명. 워드가 그 세 번째 주인공이다.
최근 참가한 3개 대회의 성적을 보면 워드는 구름 위를 걷고 있는 듯하다. 지난 3~6일 아일랜드에서 열린 유럽여자골프투어(LET)의 KPMG 위민스 아이리시 오픈에서 아마추어로 우승한 뒤, 10~13일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LPGA 메이저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인상적인 우승 경쟁을 벌이다 3위를 차지했다. 아마추어선수론 1위였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워드는 곧 바로 프로 전향을 선언했다. LPGA는 '엘리트 아마추어 패스웨이' 조항을 적용해 Q시리즈 예선 없이 그에게 LPGA 정회원 투어카드를 부여했다.
워드는 1라운드부터 신인답지 않은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단독 2위에 올라 직전 두 대회의 성적이 우연이 아님을 입증했다. 2라운드부터 단독 선두로 올라선 워드는 마지막 라운드에서도 5언더파를 쳐 한 때 공동선두에까지 올랐던 김효주 김세영을 따돌리고 프로 데뷔 대회를 우승으로 장식했다.
사흘 동안 그가 펼친 플레이는 갓 프로로 전향한 선수의 그것이 아니었다.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를 비롯해 자국의 베테랑 찰리 헐, 김효주, 최혜진, 김세영, 아리아 주타누간 등 그보다 랭킹이 높은 선수들에 밀리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이끌어 갔다.
그의 세계랭킹은 62위. 한때 공동선두에 오르기도 했던 김효주와 김세영은 격차를 벌이며 달아나는 워드를 속수무책으로 지켜만 보았다. 김효주는 3타 차 2위, 김세영은 7타 차 공동 3위, 이미향이 공동 8위, 최혜진이 공동 10위에 올랐다.
워드의 아마추어 시절 화려한 행적을 보면 그의 최근 성적은 예고된 것 같다. 영국 서리 주 판햄에서 태어난 워드는 주니어시절부터 지역대회는 물론 영국과 유럽 지역에서 열린 각종 대회에서 많은 우승을 경험하며 실력을 쌓은 뒤 2022년 미국으로 건너가 플로리다 주립대학 골프팀 소속으로 골프 담금질을 본격화했다.
미국으로 건너간 해에 바로 US 걸스 아마추어 챔피언십에 출전, 유럽 선수 최초로 우승했다. 2023~24년엔 WCGA(여성의회골프협회) 올해의 선수로, 2023년엔 ACC(미국대학체육위원회) 올해의 신입생으로 선정됐다. 2024년 오거스타 내셔널 여자 아마추어 챔피언십을 우승하면서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2024~2025년 아마추어로 LPGA투어 메이저 대회에 7번이나 출전했다.
워드는 31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영국 웨일스 로열 포스콜GC에서 열리는 메이저 대회 AIG 위민스 오픈에 출전, 큰일을 벌일 기세다.
한국에서는 왜 로티 워드 같은 신인 선수가 나타나지 못할까.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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