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과세 감액배당 사라지나…“증시에 찬물” 반발도

이승용 시사저널e. 기자 2025. 7. 28. 08:0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자본잉여금 배당 시 15.4~49.5% 배당소득세 면제
최대주주 비과세 혜택…조세 정의 차원에서 과세 검토

(시사저널=이승용 시사저널e. 기자)

정부가 비과세 배당으로 알려진 감액배당에 대해 내년부터 과세를 검토하면서 조세 정의라는 환영과 증시 부양에 찬물을 끼얹는 조치라는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감액배당은 그동안 이익의 분배가 아닌 출자금 회수로 여겨 배당금에 대해 세금이 부과되지 않았다. 이 같은 이유로 국내 증시에서 감액배당은 대표적인 주가 부양 수단으로 유행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대주주가 감액배당을 통해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거액을 배당받으면서 조세 회피를 위한 편법이라는 논란도 그치지 않고 있다.

구윤철 신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월17일 후보자 신분으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가 부양이냐, 조세 정의냐

국내 증시에서는 2023년 메리츠금융지주를 통해 감액배당 열풍이 빠르게 확산했다. 우리금융지주 역시 올해 3월 무려 3조원에 달하는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고 내년부터 감액배당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우리금융지주 주가 역시 꾸준히 상승세가 지속됐다.

이 외에 많은 기업이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고 감액배당에 나선 상태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2022년 6개 기업이 1598억원을 감액배당했지만, 올해는 41개 기업이 8768억원을 감액배당했다.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상장사가 주주총회에서 자본준비금을 감액하고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한 기업도 2022년 31개에서 2025년 130개로 증가했다.

하지만 대주주가 감액배당으로 막대한 배당금을 받으면서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조세 정의 차원에서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논란도 그치지 않고 있다. 조정호 회장의 경우 두 차례 감액배당을 통해 총 3627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는데 전액 비과세였다. 이 외에 대주주가 감액배당을 활용해 상속·증여를 위한 재원 마련 수단으로 활용한 사례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소득세법의 감액배당 비과세가 잘못된 조치라는 분석도 쏟아지고 있다. 일단 구조적으로 감액배당은 미스매칭 문제가 있다. 유상증자 등에 참여해 자본을 납입한 주주는 자본준비금 형성에 기여했지만, 이후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는 자본 형성에 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감액배당은 이 같은 구분 없이 모든 주주가 같은 혜택을 받는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감액배당이 국내법상 허점을 노린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을 포함한 대다수 국가에서는 이익잉여금부터 우선 배당하고 이익잉여금이 없을 때만 자본준비금을 배당 재원으로 쓸 수 있도록 강제하는 경우가 많다.

취득가액을 넘는 감액배당에 대해 비과세인 것도 문제다. 주당 1만원에 주식을 샀는데 감액배당금이 주당 3만원이라면 초과분인 주당 2만원에 대해서는 배당소득세를 적용해야 한다. 외국은 대부분 이렇게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2023년 세법 개정으로 법인주주에 대해서는 초과분에 대해 배당소득세를 적용하고 개인주주에 대해서는 여전히 과세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논란에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은 감액배당 중 주식 취득가액을 초과하는 부분에만 과세하는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및 법인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상태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에서 "감액배당은 배당소득으로 과세하는 일반배당과 경제적 실질이 다르지 않으므로 경제활동을 왜곡하고 과세 회피에 악용된다는 지적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감액배당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면 국내 증시에 찬물을 끼얹는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메리츠금융지주나 우리금융지주처럼 감액배당에 나서면 큰손 투자자들이 몰려들면서 주가를 부양하는 효과가 발생했던 것도 사실이다. 정부는 이러한 점을 고려해 발표를 앞둔 세제 개편안에서 최대주주에 한해 감액배당에 과세하는 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감액배당을 결정하는 데 최대주주 영향력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최대주주에 대해서만 과세한다면 회사가 감액배당에 나설 동력 자체가 없어진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감액배당, 절세와 편법 사이

감액배당은 회사에 적립된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한 뒤 이를 배당하는 것이다. 재무제표에서 자본 항목은 크게 자본금,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으로 구분된다. 자본잉여금은 자본준비금(주식발행초과금+기타자본잉여금)과 기타 자본잉여금으로 구분할 수 있고, 이익잉여금은 이익준비금과 기타이익잉여금으로 구성된다. 이익잉여금에서 이익준비금은 이익배당액의 10분의 1 이상을 적립해야 하는 법정준비금이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기타이익잉여금이 배당 가능 이익이다. 기타이익잉여금으로 배당하면 통상적인 이익배당이다. 상법에서는 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하는 자본잉여금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해 배당 재원으로 쓸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렇게 자본금의 1.5배를 넘어서는 자본잉여금을 기타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배당하는 것이 감액배당이다.

대표적인 감액배당은 주식발행초과금을 활용하는 것이다. 주식발행초과금은 유상증자나 합병, 지주사 편입 등의 과정에서 신주를 발행하면 신주의 액면가와 발행가 차이만큼 적립되는 돈이다. 예를 들어 메리츠금융지주의 경우 2023년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기존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 주주들을 대상으로 주당 2만7132원에 신주를 발행했다. 메리츠금융지주 액면가는 500원이었기에 차액만큼 주식발행초과금으로 적립됐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022년 6000억원, 2023년 2조1500억원 등 총 2조7500억원의 자본준비금을 감액해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했다. 그리고 2024년 4483억원, 올해 2407억원 등 약 6890억원의 감액배당을 했다. 국내 소득세법 시행령 제26조의 3은 감액배당에 대해 비과세로 규정하고 있다.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번 돈을 배당받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가 출자한 돈을 돌려받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비과세하는 것이다. 

감액배당과 달리 이익배당은 과세 대상이다. 우리나라는 연간 이자 및 배당 소득이 2000만원 이하면 15.4%의 배당소득세가 원천 징수된다. 금융종합소득은 다른 소득(근로소득, 사업소득, 기타소득)과 합산해 과세되고 금액에 따라 최고 49.5%까지 부과된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되면 건보료 또한 소득에 따라 늘어난다. 이익배당과 감액배당은 배당금이 커질수록 실수령액 격차가 커진다. 100억원을 배당받으면 이익배당은 실수령액이 51억3000만원에 그친다. 반면 감액배당이면 배당금 전액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

국내 증시에서 감액배당이 주주환원 수단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계기는 쌍용C&E를 인수한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한앤코)가 2021년 감액배당에 나서면서부터다. 하지만 감액배당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계기는 2023년 메리츠금융지주가 발표하면서부터다.

메리츠금융지주 주식을 사면 금액에 상관없이 배당금을 전액 비과세로 받을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큰손 투자자들이 몰려들었고 메리츠금융지주 주가는 급등했다. 당시 2만원대였던 주가는 2년 넘게 상승세가 지속됐고 올해 3월 12만원대로 올라서기도 했다. 올해 3월 6월에는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이 보유한 주식 가치가 12조4334억원으로 불어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12조1666억원)을 제치고 국내 주식 부자 1위에 오르기도 했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