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식도역류질환 국산 신약…'쌍둥이약' 점유율 확대 시동
HK이노엔, 단일 제품으로 '브랜드 충성도' 확보
브랜드 분산 vs 집중…시장 재편 승부수 '주목'

위식도역류질환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국산 신약 후발주자들이 선두주자인 HK이노엔을 따라잡기 위해 '위임형 제네릭' 전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위임형 제네릭'은 오리지널 의약품 회사가 자회사나 계열사를 통해 동일한 성분이나 제형의 제네릭 의약품을 출시하는 전략으로, 일명 '쌍둥이약'으로 불린다.
위임형 제네릭은 자회사의 각기 다른 유통망과 영업 채널을 활용할 수 있지만 브랜드명이 다른 만큼 제품 신뢰도를 쌓는데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대웅제약·제일약품, 위임형 제네릭 영업 강화
28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의 자회사 아이엔테라퓨틱스는 지난 24일 동국제약과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벨록스캡정'에 대한 공동 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했다. 벨록스캡정은 대웅제약의 국산 34호 신약 '펙수클루정'과 동일한 성분인 '펙수프라잔'을 기반으로 한 위임형 제네릭이다.
대웅제약은 아이엔테라퓨틱스의 '벨록스캡'을 포함해 자회사 대웅바이오의 '위캡', 한올바이오파마의 '앱시토'까지 총 4개의 브랜드로 P-CAB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하나의 동일 성분 의약품이 4개의 제품명으로 판매되며, 각기 다른 유통망과 영업 채널을 활용하는 전략이다.
자회사 아이엔테라퓨틱스가 동국제약과 손을 잡은 건 단독으로는 상대하기 어려운 병원·의원·약국 채널에 파트너사의 영업망을 더해 시장을 넓히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웅제약도 작년부터 종근당과 펙수클루를 공동 판매하고 있다.
국산 37호 신약 '자큐보'를 작년 10월 출시한 제일약품도 '위임형 제네릭' 전략을 전개 중이다.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자큐보'를 제일약품과 제일헬스사이언스가 각각 '큐제타스', '온캡'이라는 제품명으로 선보이며 다중 브랜드 전선에 가세했다.
'케이캡' 단일 제품으로 '신뢰 확보' 주력
P-CAB 시장의 선두주자인 HK이노엔은 대표 제품 '케이캡' 하나의 브랜드로 시장을 방어하고 있다. 단일 브랜드 전략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와 정체성 강화, 행정 효율성 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단일 브랜드 전략은 하나의 이름 아래 마케팅과 영업 자원을 집중할 수 있어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도를 높이는 데 유리하다. 의료진과 환자 입장에서도 제품 인식이 명확해 혼란이 적고, 생산·재고·보험 청구 등에서 관리 효율성이 높다는 평가다.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충성도를 확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단일 브랜드 전략은 유통 채널 확장에 한계가 있으며, 브랜드에 문제가 생기면 타격을 직격타로 입는 등 리스크가 집중되는 단점이 있다.
'브랜드 분산' 전략으로 케이캡 '압박'
쌍둥이약 전략은 자회사 및 협력사를 통해 동일 성분의 약물을 여러 제품으로 출시해 다양한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빠른 시장 확대에 유리하다. 브랜드별로 마케팅 포인트를 달리하면 다양한 환자군과 시장 수요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또 1개 제품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자회사의 다른 제품을 통해 매출을 유지할 수 있어 리스크 분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만약 펙수클루가 판매 중단 또는 허가 취소 처분을 받더라도 자회사 제품으로 대체해 영업을 지속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같은 전략은 복잡성과 혼란이라는 부작용도 동반한다. 동일 성분의 제품이 여러 이름으로 유통되면서 의료진과 환자 모두 약물 선택에 혼선을 겪을 수 있으며, 병·의원과 약국의 재고 관리 및 보험 청구 절차도 복잡해진다. 브랜드가 분산되면서 마케팅 자원의 낭비, 브랜드 충성도 저하 등의 문제도 지적된다.
대웅제약과 제일약품이 브랜드 분산 전략을 통해 국내 P-CAB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케이캡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각 전략의 장단점이 명확한 만큼 시장 포지셔닝에 맞춘 정교한 전략 수립이 요구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제품 전략은 유통망 확대나 리스크 분산 측면에서 장점이 있지만, 브랜드가 지나치게 분산되면 제품에 대한 신뢰도와 시장 질서에 혼란을 줄 수 있다"며 "환자 안전과 처방 일관성을 고려해 일정 수준의 제도적 가이드라인 마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미란 (rani19@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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