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경쟁력은 여러 개 칩 잘 묶어야 한다는데…반도체 석학이 말하는 기술전쟁
주요국 첨단패키징 확보 전쟁
표준 플랫폼은 300㎜ 기반
한국도 스케일업 준비 나서자
산학연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개방형 공공팹 하나쯤 있어야
![윤의준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2025.7.15 [이승환기자]](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8/mk/20250728074821604habe.jpg)
반도체 분야 세계적 석학인 윤의준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서울대 재료공학부 특임교수)은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최근 세계 반도체업계 트렌드를 진단하며 이렇게 말했다.
윤 회장은 “단순한 조립이나 후공정이 아닌 초미세 공정과 첨단 패키징 라인을 자국 내에 유치하려는 경향이 뚜렷하다”면서 “한국도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현재 반도체 산업에서 표준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는 ‘300㎜ 기반 첨단 반도체 팹(공장)’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00㎜ 기반 첨반 반도체 팹은 지름 300㎜ 웨이퍼를 활용해 초미세 반도체 소자 및 패키징 공정을 수행할 수 있는 반도체 제조시설을 일컫는다. 윤 회장은 “국내 대학과 연구소, 공공 팹은 100~150㎜ 소구경 웨이퍼에 머물러 있다”며 “기술개발을 150㎜나 200㎜급에서 성공해도 300㎜로 스케일업(Scale-up·규모 성장)하지 않으면 고객사 인증과 수율 검증, 글로벌 공급망에 진입하는 것이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 회장이 300㎜ 기반 첨단 반도체 팹 구축을 주장하는 것은 최근의 반도체 산업이 맞이한 전환점과 궤를 같이 한다. 오랜 기간 반도체 성능을 끌어올려왔던 공정 미세화 중심의 전략인 ‘무어의 법칙’이 물리적·경제적 한계에 점차 근접하면서, 더 이상 선폭 축소만으로는 집적도와 전력, 효율,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어려워졌다. 그러면서 첨단 패키징이 기술경쟁의 핵으로 떠올랐다.
첨단 패키징은 서로 다른 반도체를 연결하고 포장하는 패키징 기술로 반도체 자체 성능을 높이는 기술이다. 윤 회장은 “서로 다른 기능을 갖는 칩들을 하나의 패키지에 3차원(3D)으로 집적해 단일 칩처럼 작동하도록 만드는 기술”이라며 “성능 향상과 전력절감, 소형화라는 세 가지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핵심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윤의준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2025.7.15 [이승환기자]](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8/mk/20250728074822173etqt.jpg)
미국과 유럽연합(EU), 대만 등 주요 국가들은 이미 300㎜ 기반 첨단팹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첨단 패키징을 국가 전략 차원에서 집중 육성하고 있다는 의미다. 자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을 확보하고 기술 선도를 도모하려는 전략이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연구개발(R&D) 단계에서부터 실제 산업 현장과 동일한 공정 조건을 구현할 수 있는 실증 플랫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첨단 패키징 분야에서 한국이 후발주자라는 점, 첨단 패키징이 단일 기술이 아닌 고밀도 배선과 초정밀 본딩, 열관리, 신뢰성 평가 등 다양한 공정이 통합적으로 작동해야 하는 기술이란 점에서다.
윤 회장은 “300㎜ 기반의 팹은 실증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최적의 기반이며, 기술의 검증과 확산을 위한 ‘실제와 같은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AI와 미래모빌리티, 로봇 등 미래산업에 필수적인 첨단 반도체 생산과 기술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시설”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기업은 300㎜ 반도체를 생산 중이며 연구시설을 운용 중이다. 그러나 대부분 자사 제품 양산을 위한 전용 설비로, 산업 전반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개방형은 아니다.
윤 회장은 “이 역시 공공 300㎜ 첨단 반도체 팹을 지어야 하는 이유”라며 “한국 반도체 산업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서는 소재·부품·장비산업을 포함한 전체 밸류체인의 완결성을 갖추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300m 첨단 반도체 팹을 세계와 경쟁 가능한 전략적 거점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목표도 함께 제시했다. 단순한 기술지원센터나 시험 공간이 아닌, 벨기에의 아이멕(IMEC)과 같은 글로벌 연구개발(R&D) 허브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벨기에 정부의 지원을 받아 1984년 출범한 아이멕은 현재 100여 개국 6000명 이상의 연구진이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나노기술 연구기관으로 꼽힌다.
윤 회장은 “단순히 장비를 갖춘 테스트베드를 넘어, 산학연의 글로벌 연계, 차세대 기술 플랫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실증, 설계공정와 패키징 간 통합 연구가 유기적으로 이뤄지는 첨단 생태계를 형성하자”며 “기초 인프라부터 운영 모델, 기술 영역의 범위까지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획을 수립하자”고 제안했다.
![윤의준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2025.7.15 [이승환기자]](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8/mk/20250728074823494lgqq.jpg)
윤 회장은 화합물반도체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다.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로 반도체 공정 분야 인재를 키웠으며,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는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분야 원천 특허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대한금속재료학회 부회장, 한국LED광전자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서울대 연구처장 및 산학협력단장,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원장, 융합대학원 부원장 등도 맡았다. 호암공학상 심사위원장, 한국에너지공과대 초대총장, 한국공학한림원 부회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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