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외치면 뭐하나…반복되는 '먹통'에 금가는 디지털금융 신뢰

이병권 기자 2025. 7. 28.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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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AI(인공지능) 혁신'을 외치며 수조원의 디지털 인프라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실제 금융소비자가 경험하는 서비스에선 문제가 끊이질 않는다.

앱(애플리케이션)이나 홈페이지 접속 장애로 금융거래가 중단되는 불안정한 모습에 디지털금융에 대한 소비자 신뢰에도 금이 가고 있다.

반복적인 금융앱과 홈페이지의 접속 장애는 금융소비자들의 신뢰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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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컴퓨터소프트웨어·시스템 개발비 합산 추이/그래픽=최헌정


은행권이 'AI(인공지능) 혁신'을 외치며 수조원의 디지털 인프라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실제 금융소비자가 경험하는 서비스에선 문제가 끊이질 않는다. 앱(애플리케이션)이나 홈페이지 접속 장애로 금융거래가 중단되는 불안정한 모습에 디지털금융에 대한 소비자 신뢰에도 금이 가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컴퓨터소프트웨어·시스템 개발비(무형자산)는 총 1조5741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5년 전(8468억 원) 대비 1.8배 증가한 수준이다. 디지털 전환을 본격화하며 2020년 말 1조원을 돌파한 이후 매년 빠르게 증가했다.

그러나 이같은 대규모 투자에도 금융권 주요 앱과 웹사이트에서는 '먹통' 현상이 반복됐다. 지난 18일 신한은행 앱 슈퍼SOL과 인터넷뱅킹은 2시간 가까이 금융거래가 멈췄다. 간단한 송금거래뿐만 아니라 오픈뱅킹까지 불가능해서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불편을 호소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다른 금융사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2월 발생한 국민은행 KB스타뱅킹 앱 접속장애는 지난해 유사한 오류 이후 반년도 지나지 않아 재발했고, 3월엔 우리은행 우리WON뱅킹 개편 후 첫 접속장애가 발생했다. '민생소비쿠폰' 신청이 시작되자 일부 카드사의 앱과 홈페이지 기능이 멈췄다.

금융사들이 디지털금융을 확장하기 이전에 내부부터 점검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금융권 전산장애 통계를 보면 2020년부터 2025년 5월까지 국내 금융권에서 총 1763건의 전산장애가 발생했다. 이중 약 73%가 프로그램 오류·시스템·설비 문제였고 내부 관리 미흡이 주원인이었다.

성과가 드러나는 부분에만 자원이 집중되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 시중은행 IT부서 직원은 "AI 기반 서비스와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개선은 눈에 보이고 결과물에 대한 피드백도 빠르다"면서 "반면 서버 이중화나 클라우드 백업같은 인프라 투자는 소모적인 비용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반복적인 금융앱과 홈페이지의 접속 장애는 금융소비자들의 신뢰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말 금융보안원의 설문에 따르면 금융소비자들은 디지털 금융서비스의 편리성(27%)보다 안정성과 보안성(73%)을 우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려 금융권이 힘주고 있는 AI 관련 서비스는 신뢰할 수 없다며 '사용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19%에 그쳤다.

일부에선 금융권의 '물리적 망분리' 규제가 빠른 대응에 걸림돌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전산장애 발생시 시스템을 복구하기 위한 백업 서버나 외부 클라우드를 '실시간'으로 연동할 수 없어서다. 은행권은 데이터센터 등으로 이중화 구조를 갖춰도 복구시간(RTO·Recovery Time Objective) 단축은 별개의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이승은 국제금융센터(KCIF) 연구원은 "금융 시스템의 복잡성이 커지면서 전산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빈번한 시스템 중단으로 서비스 연속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고객 신뢰를 잃을 위험에 노출되는 만큼 은행들은 복원력 강화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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