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오해 속 한국 생활… 답답함에 글쓰기 시작” [차 한잔 나누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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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했어요. 자꾸만 내 존재를 설명해야 했으니까요. 답답함에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튀르키예 태생의 연극배우이자 작가 베튤(33)은 여섯 살이 되던 해 가족과 함께 한국에 왔다.
자꾸만 자신의 존재를 설명해야 했다.
베튤을 눈앞에 두고 이주민에 대한 편견과 이슬람교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늘어놓는 사람들에게 자꾸만 "그게 아니라"로 시작하는 긴 설명을 반복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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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 때 가족과 함께 한국 정착
한국어가 모국어… 정체성 복잡
“늘 ‘그게 아니라’로 나를 설명”
마음속 이야기 에세이로 탄생
“경계를 깨는 연극할 때 즐거워”
“답답했어요. 자꾸만 내 존재를 설명해야 했으니까요. 답답함에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독실한 이슬람 가정에서 자랐지만 스스로를 비신앙인이라 밝히는 베튤은 이슬람교가 현대적 해석에 의해 현대적 삶과 양립할 수 있는 종교라고 말한다. 그의 정체성은 단 하나의 기준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복잡한 정체성 탓에 베튤에게는 답답할 일이 많았다. 자꾸만 자신의 존재를 설명해야 했다. 베튤을 눈앞에 두고 이주민에 대한 편견과 이슬람교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늘어놓는 사람들에게 자꾸만 “그게 아니라”로 시작하는 긴 설명을 반복해야 했다. 이런 대화는 진전 없이 제자리걸음을 하기 일쑤였다.
누군가 상상할 수 없다고 해서, 내 존재가 없는 건 아니었다. 그래서 마음속 이야기를 써내려갔다. 지난달 출간된 에세이집 ‘여기 이렇게 존재하고 있어’(안온북스)는 그렇게 탄생했다. 작가 베튤을 지난 18일 서울 용산구 세계일보 사옥에서 만났다.
베튤의 본업은 연극배우다. 스스로를 ‘무자본 자영업자’, ‘예술프리랜서’로 소개하는 그는 연세대 사회학과 학·석사 과정을 마친 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전문사 과정을 밟았다. 얼핏 비선형적인 삶인 듯 보이지만 그 안에는 일관된 흐름이 있었다. 그는 “연기를 하는 것과 사회학과에서 연구하며 글을 쓰는 일은 형식이 다를 뿐 결국 뭔가를 말하는 일로, 내게는 의미상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연기를 시작하기까지의 고민은 컸다. “이렇게 생겨서 영어도 유창하지 못한 제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싶었죠. 배우는 누군가 상상을 해줘야만 할 수 있는 일이잖아요. 특히 매체 연기는 이미지가 중요해요. 단역부터 시작하면 보통 ‘여자는 간호사, 남자는 깡패’ 같은 역할인데, 제 얼굴로 간호사 역을 할 수는 없는 거죠.”
하지만 무대는 그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연극 ‘P와 함께 춤을’, ‘신파의 세기’, ‘출입국 사무소의 오이디푸스’ 등 작품에 참여한 그는 “경계를 깨는 작업, 새로운 상상의 여지를 주는 창작자들과 일할 때 즐겁다”고 말한다.
“제게 극장이란 단순히 유희를 위한 공간은 아니에요. 무언가를 감각한 후 새로운 질문을 품고 돌아가는 곳이죠. 그 감각을 극대화하기 위해 새 판을 꾸리고 있습니다. 공연을 보고 나오면서 세상이 조금 다르게 보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무대를 준비하고 있어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그는 “이 책이 빨리 한물간 책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너무 절실하고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서 구구절절 써놨지만, 언젠가 누군가가 이 책을 읽고 ‘이런 얘기 뻔하지 않아?’라고 말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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