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소고기 협상 정치력 '시험대'…수출 위한 '농업 희생' 설득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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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가 한미 관세 협상을 나흘 앞두고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협상 품목에 농축산물이 포함됐다고 대통령실이 공식 확인하면서 정치권과 농축산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미 미국과 관세 협상을 마무리한 영국·일본·인도네시아·베트남 등은 모두 일정 수준의 농축산물 시장 개방을 감수했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실리를 확보하면서도 농축산업계의 여론을 설득할 수 있는 정치력이 동시에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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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농민단체 "깊은 유감" 반발…李대통령 실리 확보·여론 설득 과제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이재명 정부가 한미 관세 협상을 나흘 앞두고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협상 품목에 농축산물이 포함됐다고 대통령실이 공식 확인하면서 정치권과 농축산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의 설득과 조율이라는 '정치의 시간'이 시작된 셈이다.
28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정부는 내달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관세(25%) 부과 시한을 앞두고 관세율 인하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농축산물 시장 개방…日·英 일정 수준 감수
이번 협상에서 가장 민감한 주제는 농축산물 시장 개방 문제다. 미국 측은 미국산 쌀 수입 확대와 30개월령 이하로 제한된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 제한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당초 정부는 쌀과 소고기 시장 추가 개방은 협상 카드에서 제외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대신 바이오에탄올용 옥수수 등 비식량용 작물 수입 확대, 위생검역 조건 완화 등을 협상 카드로 검토했다.
하지만 협상의 판도를 바꾸기는 쉽지 않다. 이미 미국과 관세 협상을 마무리한 영국·일본·인도네시아·베트남 등은 모두 일정 수준의 농축산물 시장 개방을 감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를 통해 미국산 소고기를 수입하기로 한 호주와 쌀 시장을 추가 개방하기로 한 일본을 언급하며 요구 사항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며 미국 측 요구 사항을 일부 수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5일 통상현안 긴급회의 후 "협상 품목 안에 농산물도 포함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쌀의 경우 국가별 쿼터가 정해져 있어 당장 미국만 물량을 늘려주기 어려운 만큼 소고기·사과·감자·옥수수 등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與野 "깊은 유감" 농민단체 "투쟁 예고" 반발
문제는 이를 둘러싼 정치권과 농축산업계의 반응이다. 농축산물 관련 시장이 일부라도 개방될 경우 정치권과 농민단체의 강한 저항은 불가피하다. 현재 여야는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원들은 지난 26일 공동 성명서를 통해 "농업을 통상협상의 희생양으로 만들려고 하는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도 24일 농민단체 초청 긴급간담회를 열고 "우리 농업과 축산업을 일방적으로 희생시키는 협상이 되면 안 된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농민단체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16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상협상에 희생양으로 삼으면 단체행동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한국농축산연합회 등 농·축산업 단체들은 18일에도 "농업인의 양해와 동의 없이 농축산물 관세, 비관세장벽을 허문다면 절대 간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농민단체들은 이날 대규모 상경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농민 숙원 개혁 법안 처리 속도…李대통령 정치력 시험대
여당은 최근 윤석열 정부에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가로막혔던 '농업 4법' 중 농어업재해대책법 개정안과 농어업재해보험법 개정안을 23일 통과시켰다.
남은 2개 법안인 양곡관리법(양곡법),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도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8월 4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겠다는 방침이다. 15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되고 22일 공포된 '한우법(탄소중립에 따른 한우산업 전환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의 신속한 처리도 농민단체를 달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 규제 문제는 이재명 정부 출범 초기 핵심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실리를 확보하면서도 농축산업계의 여론을 설득할 수 있는 정치력이 동시에 요구되고 있다.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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