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 머리 사제’ 비발디, ‘슈바이처가 사랑한’ 바흐[신문에서 찾았다 오늘 별이 된 사람]
비발디 63세, 바흐 65세

이탈리아 베네치아 사람 안토니오 비발디(1678~1741)와 독일 튀빙겐 출신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1685~1750)는 같은 시대에 활동한 음악가다. 비발디가 바흐보다 일곱 살 많다. 한국인이 유독 사랑하는 두 음악인이다.

문외한이더라도 비발디의 ‘사계’,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 같은 이름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정도다. 18세기 ‘바로크 음악’을 대표하는 비발디와 바흐는 9년 차이를 두고 7월 28일 같은 날 세상을 떠났다. 역시 동시대 음악가인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핸델(1685~1759)은 바흐와 같은 해 태어나 바흐보다 9년 더 살았다. 핸델은 독일 할레에서 출생해 주로 영국 런던에서 활동했다.

비발디는 우리에겐 식민지 시기부터 친숙한 음악가였다. 조선일보 뉴스라이브러리에서 비발디를 검색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기사는 1931년 9월 18일자다.
‘난숙한 음악가로/ 홍군을 미지(米紙)가 격찬/ 도미 도중 하와이에 내리어/ 호놀룰루에서 독주(獨奏)’.
홍난파가 동포들의 주선으로 호놀룰루 음악학교 강당에서 비발디의 소나타 등을 연주해 청중에게 감명을 주었고 현지 언론이 극찬했다는 내용이다.

조선일보는 1935년부터 전(全) 조선 남녀 음악 콩쿠르를 개최했는데 1939년 제4회 대회 바이올린 부문 과제곡은 비발디 협주곡이었다. 10월 11일부터 이틀간 부민관(현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대회에는 2000명 청중이 몰리는 성황을 이뤘다. 이 대회에서 바이올린으로 비발디 곡을 연주한 김생려와 정희석이 각각 1·2등을 차지했다.

바흐 역시 당시 신문에 자주 등장한다. 1932년 8월 23일자 석간 4면에는 라이프찌히에서 열린 ‘바하제(祭)’에서 3종의 기념 우표가 발행되었다는 기사가 실렸다.

1939년 6월 17일자 석간 5면에 실린 ‘저명 작곡가의 창작욕 왕성기’라는 기사도 흥미롭다.
기사는 악성(樂聖)으로 추앙되는 작곡가 중 슈베르트는 31세, 모차르트는 35세, 멘델스존은 38세, 쇼팽은 39세에 세상을 떠났지만 이와 반대로 바흐 65세, 핸델 74세, 하이든 77세, 베르디 87세처럼 ‘장생파’도 있다면서 오하이오대 심리학 교수 하베레멘 박사의 연구를 소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경쾌한 오페라나 코미디 등은 비교적 고령인 성격이 완숙한 때의 작품이고, 외견의 호화를 존중하는 그랜드 오페라는 젊을 때의 작품이라고 했다.

비발디는 현재 베네치아 피에타 성당 자리에 있던 ‘오르페달레 델라 피에타’라는 고아원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한 사제였다. 그가 남긴 500여곡 중 다수를 이곳에서 작곡했다. 머리카락이 붉은 색이어서 ‘빨강 머리의 신부’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그의 삶을 담은 영화 ‘비발디’가 2009년 1월 개봉했다.

바흐는 음악가 가문에서 태어나 자랐다. 200년간 그의 집안에서 음악가 50명을 배출했다. 아프리카에서 인술을 펼친 슈바이처 박사는 피아노 연주자이자 바흐 전문가였다.

슈바이처는 바쁜 와중에도 ‘바흐 오르간 작품집’과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를 출간했다.
바흐가 작곡한 곡 중 여럿이 사실은 그보다 스무 살 어린 후처 막달레나가 작곡했다는 가설을 담은 다큐 영화 ‘바흐 숨겨진 작곡가’도 나왔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만세” 대신 “천세” 외친 ‘21세기 대군부인’, 역사 왜곡 논란에 사과
- 홍명보 “32강이 1차 목표 ... 주장 손흥민 득점력 살리겠다”
- [2026 칸 영화제] 연상호 감독 “좀비는 시대의 두려움과 공포를 대변”
- 오월의 드레스 여신, 이재(EJAE)의 한국 모티브 드레스 감상
- [오늘의 운세] 5월 17일 일요일 (음력 4월 1일 辛卯)
- 정청래 “김용남은 민주당 아들, 자식 버리는 부모 없다”
- 삼성전자 노사 대화 재개… 사측 대표교섭위원 교체
- 푸틴, 시진핑 초청으로 19~20일 중국 국빈 방문
- K리그 이기혁 깜짝 발탁... 북중미 월드컵 나설 최종 26인 확정
- 박찬대 후보, ‘당찬캠프’ 개소식… “선거 필승” 다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