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 속 '살인 말벌'의 한반도 상륙작전 [Deep&w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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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미국 농무부(USDA)는 "살인 말벌(Murder hornet)을 완전 퇴치했다"고 이례적으로 발표했다.
캐나다에서 2019년 처음 발생한 이후 2021년 미국 워싱턴주까지 확산한 살인 말벌의 정체는 중국, 일본 등 아시아에 서식하는 '장수말벌'이었다.
반면 우리나라에는 미국 살인 말벌과 유사한 '등검은말벌'이 전국으로 확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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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미국 농무부(USDA)는 “살인 말벌(Murder hornet)을 완전 퇴치했다”고 이례적으로 발표했다. 캐나다에서 2019년 처음 발생한 이후 2021년 미국 워싱턴주까지 확산한 살인 말벌의 정체는 중국, 일본 등 아시아에 서식하는 ‘장수말벌’이었다. 몸길이 3㎝가 넘는 세계에서 가장 큰 말벌로, 매우 강한 독을 가지고 있어 매년 아시아에서만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 전역을 공포에 떨게 했다.
미국 곤충학회는 ‘동양 말벌’, ‘일본 말벌’ 등으로 불리기도 했던 이 살인 말벌의 공식 이름을 '북부거대말벌(Northern Giant hornet)'이라 붙였다. 방역 당국은 말벌이 발견된 장소 주변에 대량의 트랩을 설치해 포획했고, 심지어 드론까지 투입해 벌집 위치 추적과 퇴치 등 조직적인 퇴치 작업을 벌였다. 그리고 마침내 완전 방제를 선언했다.

반면 우리나라에는 미국 살인 말벌과 유사한 ‘등검은말벌’이 전국으로 확산 중이다. 관련 피해도 커지고 있다. 동남아와 중국 남부에 주로 서식하는 아열대 종으로 2003년 부산에서 첫 발견된 이후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산림 지역은 물론, 도심에도 벌집을 짓고 살 정도로 적응력이 강하다. 피해가 늘어나면서 환경부가 2019년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했다.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쏘임 사고 사망자가 매년 10명 내외에 이르며, 벌집 제거를 위한 출동 건수도 매년 20만 건이 넘는다.
특히 ‘꿀벌 킬러’라는 별명처럼, 등검은말벌은 양봉업계에 큰 위협이다. 꿀벌 집을 습격해 꿀벌 생태계를 무너뜨리고, 결과적으로 농업 전반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등검은말벌의 침입과 정착도 결국 기후 온난화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다행히 최근 농촌진흥청도 드론을 활용한 말벌 퇴치 기술을 개발해 방제에 투입하고 있다. 전분으로 만든 탄환을 드론에서 발사해 벌집에 구멍을 내고, 그 안에 친환경 약제를 주입하는 방식이다. 방제효과가 큰 것으로 확인된 만큼 우리도 미국처럼 ‘완전 퇴치’를 선언하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서효원 농촌진흥청 차장·식물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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