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변 뒤덮은 구멍갈파래, 새벽 6시부터 뜯어 버린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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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오조항 인근 해변.
강영효 오조리 이장은 "제주형 생태계 서비스 지불제 참여 이후 마을 주변 습지나 해변, 올레길 등 환경자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며 "주민들이 각종 작업에 적극 참여하면서 직접 땀을 흘려 가꾼 환경 자원에 애착심과 책임감도 더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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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서비스지불제 만들어 안착
ESG 경영 연계, 기업참여형 모델도

지난 15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오조항 인근 해변. 하얀색 모래 대신 초록색 파래를 뜯어 나르는 주민 20여 명의 손길이 분주하다. 해변에 가득 들어찬 파래류인 구멍갈파래는 경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잘 썩어 악취가 심하기 때문이다. 영양염류 흡수율이 높아 다른 해조류의 영양 부족을 유발하는 생태계 파괴의 주범으로도 꼽히는 골칫덩이다. 구멍갈파래의 해안 습격은 매년 여름 반복되지만,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뜯어서 버리는 것밖에는 뾰족한 수가 없는 실정. 지방자치단체가 수거에 나서기는 하지만, 워낙 유입량이 많고 넓게 퍼져 한계가 있다.
오조리 주민이 제거에 팔을 걷어붙인 이유다. 이들은 이날 새벽 6시부터 굴삭기와 덤프트럭까지 동원한 작업에 구슬땀을 흘렸다. 이 같은 적극 참여의 배경은 자연환경 보전 활동에 참여하면 공익적 보상을 제공하는 '제주형 생태계 서비스 지불제'다. 이를 통해 이날 약 네 시간 구멍갈파래를 수거한 주민에게는 1인당 6만4,000원씩 보상금을 지급했다. 한 시간당 1만6,000원인 셈.
주민들은 지역의 다른 자연 환경도 돌보고 있다. 마을회관 옆 방치됐던 습지에서 잡풀을 걷어내고 연꽃을 심어 연못으로 만든 것. 또 사라질 위기에 놓여있던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이자 친환경 탄소흡수원 자생 세미맹그로브인 노란 무궁화 '황근'의 서식지를 관리하고 있다.
2023년 도입 '제주형 생태계 서비스 지불제' 성과

제주도는 환경부가 시행 중인 '생태계 서비스 지불제'에서 사업 참여 대상과 범위를 확대한 '제주형 생태계 서비스 지불제'를 2023년 도입했다. 인간이 생태계로부터 얻는 각종 혜택, 즉 생태계 서비스의 보전·증진에 참여한 민간인에게 적절한 보상을 주는 것이 생태계 서비스 지불제다. 자연 보호지역이나 생태 우수지역의 토지소유자와 점유자(임대자), 관리자 등과 계약을 맺고 생태계 서비스의 유지·증진 활동을 하면 보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주로 습지, 저수지·4대강을 중심으로 철새 먹이 제공, 계약 경작 등 사업을 많이 한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 '제주형'은 △곶자왈과 오름, 습지 등 제주만의 다양한 환경자산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고 △사업 참여 대상에 마을공동체를 포함하는 등 주민참여를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제주형 생태계 서비스 지불제는 올해 사업의 범위를 더 넓혔다.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과 연계하는 첫 시도를 한 것. 이는 지난 5월 민간기업 ㈜리브와 ㈜아세즈가 서귀포시 서호동 마을회와 관련 협약을 체결하면서 시작했다. 이들 기업은 2년간 1,200만 원의 자금과 물품을 마을에 지원하며 ESG 경영을 실천하고, 주민은 이를 생태계 보전 활동의 공익 보상으로 받는 방식이다. 서호동 주민들은 이들 기업 지원을 기반으로 마을 소유의 임야에서 숲 가꾸기·산책로 조성 사업도 할 계획이다.
사업 대상과 범위를 안팎으로 넓힌 것에 주민 호응도 좋다. 강영효 오조리 이장은 “제주형 생태계 서비스 지불제 참여 이후 마을 주변 습지나 해변, 올레길 등 환경자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며 “주민들이 각종 작업에 적극 참여하면서 직접 땀을 흘려 가꾼 환경 자원에 애착심과 책임감도 더 커졌다”고 말했다. 오시창 서호동마을회장도 “체계적이고 장기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숲 가꾸기 사업은 주민 역량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제주형 생태계 서비스 지불제에 참여하게 됐다”며 “사업비 측면이나, 주민 참여도 등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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