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내각,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부합하나 [헌법학자의 눈으로 본 대한민국]

2025. 7. 28.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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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체제의 근간은 헌법에서 출발합니다.

정권이 교체된 직후에 전 정권에 대해 비판하던 것을 새 정부가 답습한다는 것도 문제인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국정철학과의 충돌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재명 정부의 내각 인선에서도 실용주의 국정철학이 보이지 않는다.

이재명 정부가 성공한 정부가 될 것인지를 판가름할 첫 단추는 내각 인선에서 실용주의 국정철학이 제대로 반영되는지 여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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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체제의 근간은 헌법에서 출발합니다. 헌법 정신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현실과 올바른 지향을 함께 고민합니다.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왼쪽)와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한국일보 자료사진
내각 인선에서 사라진 실용주의 국정철학
전문성보다는 대통령과의 인연 두드러져
정실인사 탈피가 이재명 정권의 운명 좌우

이재명 정부의 초기 내각 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역대 정부에 그런 사례들이 적지 않지만, 이재명 정부의 초기 내각 구성은 세 가지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우선, 진영 갈등이 극심한 상황에서 초기 내각 구성의 실패는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정권이 교체된 직후에 전 정권에 대해 비판하던 것을 새 정부가 답습한다는 것도 문제인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국정철학과의 충돌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이전에는 가장 지지율이 높은 후보였지만, 동시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반대하는 후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취임 이후 국정지지율이 60%대를 유지하는 것은 반대하던 사람들의 우려를 잘 해소해 나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를 가능케 한 이 대통령의 국정철학은 ‘실용주의’라고 요약될 수 있다.

반대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킨 것은 이 대통령이 국정 전반에 대해 근본주의적 태도보다는 매우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는 점이며, 이는 친중⋅친북으로 지칭되던 이 대통령이 취임 이후 미국⋅일본과의 관계에 전형적인 태도를 보인 것에서도 나타난다. 그런데 실용주의에서 벗어난 정책들도 눈에 띈다. 그중 하나가 민생회복 지원금이다. 이에 대해 국민들의 반대가 과반이며, 그로 인해 여당 지지율이 5% 정도 하락했다는 여론조사도 있었다. 대다수 국민들이 이런 정책을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 국정철학과 맞지 않는 것으로 평가한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내각 인선에서도 실용주의 국정철학이 보이지 않는다. 해당 분야 최고 전문가들보다는 이 대통령과의 인적 관계가 특별한 후보자들이 더 눈에 띄는 것이다. 그 점에서 윤석열 정부와의 차이가 뚜렷하지 않다. 단지 검사 집단을 내세웠던 윤 정부와는 달리 정치인들이 전면에 포진되었을 뿐이다.

오랜 논란 끝에 낙마하게 된 이진숙, 강선우 후보자의 사례는 이재명 정부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수 있다. 임명을 강행했을 경우에는 대선 당시 이 대통령에 대해 거부감을 가졌던 국민들이 다시금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불신과 우려를 갖게 됐을 것이다. 또 지지율 하락이 큰 폭으로 나타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진숙 후보자의 지명 철회와 강선우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문제가 정리된 것은 최악을 피하는 선택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후유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애초에 그런 후보자들이 지명되었다는 것 자체가 이 대통령의 인사에 대한 불신을 낳았고, 이는 다른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의혹과 우려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고 주장하면서 인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당시의 인사가 최선이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수십 년 민주화 동지로 동고동락했던 가신그룹을 인사에서 배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점은 김대중 정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 결과 임기 초에 국민적 지지가 매우 높았던 김영삼⋅김대중 정부도 임기 말에는 실패한 정부로 평가됐다.

이재명 정부가 성공한 정부가 될 것인지를 판가름할 첫 단추는 내각 인선에서 실용주의 국정철학이 제대로 반영되는지 여부이다. 정실인사가 아니라 정말로 유능한 인재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인사인지 여부가 이재명 정부의 운명을 바꿀 것이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헌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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