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부른 에이스’ 후라도…완봉승 2번, QS 16번, 그리고 130.1이닝 모두 리그 1위

삼성 아리엘 후라도는 26일 현재 20경기에서 9승7패 평균자책 2.62를 기록 중이다. 후반기 시작하고도 10승 고지를 밟지 못했다. 다승 1위인 한화 코디 폰세(12승)보다 3승 적다.
하지만 후라도의 가치는 ‘승수’로만 매길 수 없다. 후라도는 지난 26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KT전에 선발 등판해 9이닝 동안 2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사사구 없이 삼성의 11-0 승리를 혼자 책임졌다.
지난 6월8일 NC전에 이은 후라도의 시즌 두번째 완봉승이다. 당시 9이닝 2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KBO리그 입성 후 처음으로 완봉승을 거둔 후라도는 한 달 여 만에 다시 완봉승을 기록했다. 한 시즌 2차례 완봉승을 거둔 투수가 나온 것은 2019년 KIA 양현종 이후 6년 만이다.
후라도는 앞서 3월28일 두산전에서는 8이닝을 온전히 책임지며 11개의 삼진을 잡아내고 2실점 했으나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완투패도 했었다.
이닝이터로서의 면모가 빛난다. 후라도는 올해 20경기 중 4경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달성했다. 리그에서 가장 많다. 퀄리티스타트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 이하)도 9차례로 이 부문 역시 1위다.
이닝 소화력도 으뜸이다. 130.1이닝으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키움 시절에도 첫 시즌 183.2이닝으로 리그 3위, 2024년에는 190.1이닝으로 리그 2위를 기록했던 후라도의 스태미너는 올시즌에도 변함이 없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만 삼진은 많지 않다. 96개의 삼진으로 이 부문 리그 15위다. 대체로 타자들을 맞혀 잡았다. 이렇게 경제적인 투구로 올시즌 총 투구 수 1959구를 기록 중이다. 투구 수로만 치면 리그 3번째에 해당하지만 투구수가 가장 많은 NC 앨리 로건의 이닝수는 114.1이닝으로 후라도의 이닝 수와 차이가 크다.
후라도는 이번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체중이 크게 증가한 모습으로 우려를 샀다. 특히 늘어난 뱃살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후라도는 오히려 더 좋은 체력을 자랑했고 삼성의 1선발로 우뚝 섰다.
올시즌 불펜에 대한 고민이 끊이지 않는 삼성으로서는 후라도의 모습이 고맙기만 하다. 삼성의 불펜 평균자책은 4.67로 10개 구단 중 7위다. 비시즌 동안 불펜 보강을 하지 못했고 기존 베테랑 불펜 투수들인 김재윤, 임창민, 오승환 등의 부진으로 어렵게 시즌을 치러나갔다.
후라도의 등판 전날인 25일에는 대체 선발 양창섭이 5이닝 6실점(3자책)으로 부진했고 8~9회 등판한 육선엽과 김대호가 차례로 추가 실점을 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그런 가운데 주말인 토요일에 후라도가 9이닝을 홀로 책임지면서 삼성으로서는 불펜의 피로도를 조금 풀 수 있게 됐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경기 후 이례적으로 후라도에게 모자를 벗고 고개를 숙이며 고마움을 표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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