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보화는 앞섰던 한국 기업, 세계 AI 대회에선 실종

세계 최대 인공지능 행사인 ‘2025 세계AI대회(WAIC)′가 중국 상하이에서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오늘 폐막한다. 이번 행사에는 화웨이·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등 중국 기업들은 물론 구글·아마존·테슬라 등 글로벌 ‘빅테크’ 관계자 등 30여 국에서 1200여 명의 귀빈이 참석해 인류 미래를 좌우할 AI 산업 생태계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치열한 각축전을 펼쳤다. 이 자리에서 대형 언어 모델(LLM) 40여 종과 휴머노이드 로봇 60여 종이 선보였고, ‘글로벌 최초’나 ‘중국 최초’ 수식어가 붙은 제품도 100여 종 나왔다고 한다. 참석자 명단엔 튜링상, 노벨상 수상자만 12명에다 80여 명의 AI 연구기관 대표들이 이름을 올렸다. ‘인공지능의 다보스 포럼’이란 별칭이 무색하지 않다.
그런데 이번 행사에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이자 한때 IT 강국을 자처했던 한국 대표 기업들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 AI가 주도하는 세계 경제의 흐름에서 뒤처진 한국의 현주소가 확인된 순간이다.
한국에도 뛰어난 인공지능 연구자들이 존재하고, 일부 분야에선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이는 파편적 성과에 불과하다. 국가 차원의 거시적인 전략과 생태계 조성은 미흡하다. 정부는 ‘100조원 투자’, ‘AI 3대 강국 도약’과 같은 거창한 구호를 외치지만, 정작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WAIC에서 중국과 미국 기업들이 선보인 기술력과 속도는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고 한다. 국내 대표 AI 기업 관계자가 “솔직히 WAIC에 가면 미·중 기업과 비교만 돼 주눅이 들 정도라 빠른 시일 내 간극을 줄여서 나가자는 게 우리의 현실”이라고 말할 정도다.
지금 세계는 AI를 중심으로 빛의 속도로 재편되고 있다. 인공지능은 단순한 기술을 넘어, 국방·경제·사회 전반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핵심 동력이다. 만약 우리가 이 흐름을 놓친다면, 머지않아 한국의 경쟁력은 뿌리째 흔들릴 것이다.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자’며 도약했던 한국이 이젠 ‘정보화는 앞섰는데 AI 시대는 뒤졌다’는 한탄을 하게 생겼다. 이번 세계 최대 인공지능 대회에서의 부재가 한국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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