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273] 111세 노병을 위한 노래

1914년 7월 28일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세르비아 왕국에 전쟁을 선포했다. 프란츠 페르디난트 황태자 부부 암살 사건이 일어난 지 꼭 한 달 만이었다.
이 암살 사건은 제국 내 강경파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반대편에서는 선전포고가 있은 지 3일 만에 세르비아가 속한 범슬라브 진영의 좌장 러시아 제국이 세르비아를 보호하려 총동원령을 내린다. 이에 위협을 느낀 독일 제국은 격론 끝에 다음 날 8월 1일 역시 총동원령을 내린다. 이후 차례차례 프랑스와 영국이 개입한다. 영일 동맹에 따라 저 멀리 일본까지 독일에 선전포고를 하고, 오스만 제국도 휘말리면서 인류 역사상 최악의 참사가 현실화된다. 그리고 1917년 봄 미국까지 참전함으로써 발칸반도의 문제가 유럽 전체 문제로, 그리고 사실상 식민지 지배권을 둘러싼 전 세계의 문제로 격화된 것이다.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은 “20세기는 1914년에 시작되었다”고 썼다. 약 1000만명이 전사했으며 세 제국이 종말을 고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4년 3개월 동안 벌어진 이 전쟁은 2차 세계대전이라는 더 잔혹한 지옥의 시발점이 되었다.
2005년 라디오헤드의 톰 요크는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마지막 생존자 중 한 명, 해리 패치의 인터뷰를 듣고 이 노래를 만들었다. 이 노래가 발표될 즈음 패치는 111세로 영면한다. 마치 이 노래가 나오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살아 나온 사람은 나밖에 없었소/ 다른 이들은 쓰러진 그 자리에서 모두 죽었지/ 기습을 당했소/ 적이 사방에서 몰려들었지/ 지도자들에게 총을 한 자루씩 들려주고/ 그들이나 직접 싸우라고 하시오(I am the only one that got through/The others died wherever they fell/It was an ambush/They came up from all sides/Give your leaders each a gun and then let them/Fight it out themselves).”
장중하고 품격 있는 이 추모와 반전(反戰)의 팝 음악 수익은 영국 재향군인회로 보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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