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 살롱] [1503] 할리우드까지 뻗은 한국의 巫<무>
자신감을 갖는 계기는 객관적 인증이다. 자신감을 심어주는 인증샷에는 여러 차원이 있다. 노벨상, 유네스코 지정 같은 것도 해당한다. 대중문화에서 가장 세계적인 인증샷은 할리우드에서 성공하는 일이다. 노벨상, 유네스코보다 몇 차원 높은 단계가 할리우드라는 마법의 성이다.
할리우드에서 만든 ‘K팝 데몬 헌터스’의 인기가 전 세계를 열광시키고 있다. 만화영화 한 편이 한국인들에게 뭔가 큰 위로를 주고 있다. 전 세계 대중문화의 중심에 진입했구나 하는 자신감이다. 자신감이 국론을 통합한다. 21세기 한국의 국운이 ‘어변성룡(魚變成龍)' 운세라고 한 어른들 말씀이 헛되지 않았구나!

이 영화 주인공으로 세 여성 무당을 내세웠다는 점이 파격적이다. 여성 무당이 걸그룹으로 변신하여 귀신들을 사냥한다는 줄거리다. 사냥하는 방법은 K팝의 춤과 노래이다. ‘영가무도(詠歌舞蹈)‘를 통하여 악령을 잡는다는 설정이다. 천대받았던 ‘무당’이 21세기 여자 아이돌로 거듭났다. 스토리가 바닥난 할리우드가 한국의 무속적 전통에서 완전히 새로운 판타지 소재를 발견한 것이다. 어벤저스·배트맨·슈퍼맨 판타지는 이제 식상하다. 그 나물에 그 밥이다. 한국적 세계관이 자신들에게 없는 완전한 새로움으로 다가온 것이다.
한국인 무의식 밑바닥의 펄에 침전해 있었던 토속 문화가 다른 데에 없는 독특한 원형을 보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원형이 무(巫)이다. 음주가무(飮酒歌舞)도 ‘신(神)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예비 동작에 해당한다. 한민족은 신바람의 유전자가 있다. 이 신바람의 유전자가 K팝으로 발전해 전 세계에 한국의 소프트파워를 마음껏 뽐내는 중이다. 상대역인 남성 5인조 사자보이즈. 이 5인조 사자보이즈는 저승사자 패션이다. 갓이 핵심이다. 유교 선비의 드레스 코드가 의관정제인데 갓[冠]이 빠지면 안 된다. 갓은 양반 신분이자 선비의 위엄(dignity)을 상징했다. 세계 모자 형태 중에서도 가장 특이한 게 갓이다. 갓은 인체의 머리 꼭대기에 있는 혈자리, 백회혈을 보호하려는 뜻에서 비롯되었다고 나는 본다. 백회혈은 우주의 에너지가 우리 몸으로 들락거리는 통로이다.
한국을 지키는 산신이 범이다. 산신인 호랑이를 해학적으로 표현한 까치호랑이 기념품도 박물관에서 대박이 났다. 주인공이 부르는 노래 가사가 울림이 있다. ‘어둠을 밝히리라. 우리 노래 부르리라. 굳건한 이 소리로, 이 세상을 고치리라’ 하는 가사가 둘로 갈라진 나라를 치유하는 노래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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