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정책 보완, 학생·학부모 불안 해소해야

김명일 기자 2025. 7. 27.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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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일 편집국장

올해부터 전면 시행된 고교학점제의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고교학점제는 지난 2018년부터 7년간 준비 과정을 거쳤지만, 정책 미비로 인해 현장 안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선 교사들은 정착은커녕, 폐지를 검토해야 할 지경이라고 토로한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학점을 이수해, 기준에 도달하면 졸업하는 제도다. 학생들은 공통과목 외에 자신이 원하는 다양한 선택과목을 이수하며, 누적 학점이 192점 이상이면 졸업할 수 있다. 단, 과목별 출석률(수업 시수의 3분의 2 이상)과 학업성취율(40%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학점제는 학생이 진로와 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해 학습함으로써, 원하는 대학 진학은 물론 자기 주도성과 미래 역량을 키우도록 설계됐다. 도입 당시에는 절대평가를 기반으로 했지만, 수능 등급이 기존 9등급에서 5등급제로 변경되면서 실질적으로 상대평가 요소가 가미돼 입시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일부 대학이 특정 과목을 '권장 과목'으로 지정하면서 학교는 대학 입시에 맞춘 과목을 개설해야 하고, 이에 따라 교육과정이 왜곡되며 사교육 수요까지 촉진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교학점제의 문제점은 현장 교사 대상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된다. 한국교총이 지난 6월 12일부터 17일까지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고교 교사의 87%는 "교원의 희생으로 겨우 유지되는 상황이며, 폐지를 검토해야 할 정도"라고 응답했다. 고교학점제의 정착 정도에 대해서는 '여러 여건을 갖추지 못했으나, 교원의 희생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응답이 54.9%로 가장 많았고, '폐지를 검토해야 할 정도로 어렵다'는 응답도 31.9%에 달했다. 설문에서는 한 교사가 여러 과목을 가르치는 '다과목 지도' 문제도 현실로 드러났다. 교사 10명 중 4명은 '3과목 이상'을 맡고 있다고 응답했고, 경남 지역의 경우 교사 1인당 평균 2.2개 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과목 지도는 단순한 수업 부담을 넘어 교육과정 설계, 평가, 출결 및 성취도 관리, 보충 지도까지 교사의 업무를 과중시키며 교육의 질 저하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교사들의 불만이 큰 '최소 성취 수준 보장 지도'는 미이수 방지를 위한 강제적 보충 수업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학생의 낮은 참여도에도 불구하고 방과 후나 방학 중 추가 지도를 해야 해 교사의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과목별 출결 처리도 문제다. 학생이 과목을 이수하려면 해당 과목의 수업 시수 중 3분의 2 이상을 출석해야 하므로, 과목마다 별도의 출결 관리를 해야 한다. 이에 따라 교사는 각 과목의 수업 준비, 평가, 보충 지도 외에도 수업 시간마다 출석을 확인해야 해, 업무가 이전보다 훨씬 세밀하고 복잡해졌다.

이 외에도 온라인 학교 운영, 학교 간 공동 교육과정 운영 등 개선이 필요한 영역이 적지 않다. 고교학점제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선 정책의 보완이 시급하다. 우선, 교원 정원을 확대해 교사 1인당 담당 과목 수를 줄이고 업무를 분산해야 한다. '최소 성취 수준 보장 지도' 역시 과제, 개별 활동 등 다양한 대체 방식을 허용해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무엇보다 졸업 기준과 유급 여부 등 핵심 항목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조속히 마련하고, 학교와 학부모, 학생 대상 설명회와 홍보 활동을 강화해 정책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높여야 한다.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을 해소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제도도 현장에서 제대로 뿌리내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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