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만나는 친숙한 소재로 전하는 선
윤슬미술관 '바람이 선을 만…'
소나무·개나리·병아리 등 표현
기억 속 깊이 저장된 생각·대상
붓으로 표현 시간을 쓰고 쓴다

건농(健農) 박우경 화가의 8번째 전시 '바람이 선을 만들 때'가 지난 22일부터 27일까지 김해시 윤슬미술관 제3전시실에서 열렸다. 22일 개막식이 있는 날 우연히 박 작가의 그림을 만났다. 대형의 그림들이 눈길을 끌었다. '소나무와 개나리, 병아리, 달' 등의 소재가 친근해서 금방 그림 속으로 빨려들어 갔다.
모든 예술작품이 그러하겠지만 박 작가의 그림은 좀 더 자세히 봐야 한다. 그림을 처음 볼 때와 몇 번을 반복해서 볼 때 그림이 달리 보인다. 작가의 붓 길이 달리 보이고 작품이 말을 걸어온다.

박 작가는 지금까지 만난 작가와 달랐다. 취재해서 기사화 하고 싶다고 했을 때 "내가 뭣이라고"가 첫마디였다. 호기심이 일었다. 박 작가는 작품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박 작가는 "난향을 듣는다. 풀숲의 난이다. 내가 찾아냈을 때 난이다"고 하며 말을 이어 나갔다. "순수 내 마음에서 저장된 것이 나왔다. 지금의 것에 만족하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를 보면서 나를 인정하고 수용하게 되었다. 그림 공부가 결국 인생 공부다. 쾌족하면 된다. 내 가진 것만으로 충분하다. 바람이 선(禪)을 만들고 인생의 여정이 왔다 가는 것이다. 가짜는 들통난다. 가짜는 이슈화시켜도 금방 들통이 난다"고 말한다.

△'지나는 시간(100호)'은 먹을 좋아한다. 먹은 불순물이 없고, 시작이고 어둠인 것 같다. 모든 것을 태워버리면 불순물이 없다. 나무 사이로 노란빛의 희망을 넣었다. 나무의 그림자기도 하고 빛도 된다. 보석은 금빛이다. 금빛을 볼 때 희망과 생동감이 생기는 것 같다. 내가 살고 있는 이곳에 꽃비가 내렸으면 좋겠다. 목화로 만든 광목천은 먹에 퐁당 담갔을 때 먹물이 든다. 자연적으로 나오는 그림에 내가 희망을 넣었다. 어떻게 나무 모양이 났을까? 접어서 물에 담궜다가 말릴 때 햇볕에 많이 노출된 부분은 더 까맣게 나온다. 이 부분이 나무 모양으로 나왔다. 무려 3개월이 걸렸다. 반드시 강렬한 햇빛을 쬘 때 광목에 검정색을 만들어낸다. 햇빛과 작가가 이 작품을 만들었다.
△'달빛에 이유Ⅱ(100호)'는 먼저 광목에 검정색 먹물을 입히고 흰 개나리를 그리고, 달빛이 비치는 것을 그려 넣었다. 달빛은 진실이다.

△'밀밀사랑Ⅱ(60호)'은 비단에 그린 그림이다. 위사 경사로 짜 넣은 섬유는 직조에 따라 번져간다. 단면 위에 그림을 그리다 보니 의도한 대로 안 나오기도 한다. 그림 상단 부분의 검은 바탕에 하얗게 흘러내리는 부분은 소금을 뿌려서 흘러내리는 모습을 연출했다. 다른 그림에서 볼 수 없는 묘한 느낌을 줬다. 그림 하단 부분은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꽃비 같은 달빛이 비치는 세상은 얼마나 살만한 세상인가. 그림을 그릴 때 재료가 중요하다. 가공된 섬유는 사용하지 않는다. 자연 섬유, 비단이나 광목만 쓴다. 가장자리는 깨끼바느질을 해서 쓴다.
"그림 속에 마음을 넣었다. 아무 생각이 없는 상태로 사물을 바로 바라보는 시선을 갖게 되었고, 오욕에 시달리는 것을 놓게 되었다. 붓을 놓으면 끝이다"는 박 작가의 그림 앞에 번뇌를 내려놓고 오래 머물고 싶은 여름이다.

중국 연변대학교(동양화) 미술학 졸업. 개인전 8회 (서울, 창원, 밀양, 김해 등). 아트페어전 5회 (창원, 포항, 김해 등). 2021 김해 국제비엔날레 섬유미술 설치전. 김해 비단잉어 천아트 12회 전시. 국제예술문화 명인 명장회 섬유미술 1호 명인 각종 단체전 다수
심사: 대한민국 미술대전, 김해미술대전, 3·15 미술대전 심사, 전국 선면예술대전 심사위원장 등 역임
수상: 2020 대한민국 미술협회 공로상. 2020 대한민국 미술협회 우수작가상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입선 김해미술대전 대상 경남미술대전 특·입선
역임: 김해미협 부지부장, 김해 한국화 화가회 회장
현재: 비단잉어 천아트 갤러리 대표. 김해 한국화 스케치 회장. 김해 미협 운영위원 전국 선면예술대전 운영위원. 금관가야 선면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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