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스토킹 피해자 '비극'…3차례 신고에도 막지 못했다(종합2보)

김기현 기자 양희문 기자 2025. 7. 27.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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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의정부시 노인보호센터에서 스토킹 피해를 호소하던 50대 여성이 근무 중 흉기에 찔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60대 남성은 수락산으로 도주해 이튿날 숨진 채 발견돼 스토킹 피해자 보호 제도가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A 씨와 해당 노인보호센터에서 약 1년간 함께 근무한 B 씨는 올해 3월부터 A 씨를 스토킹하다 총 3회에 걸쳐 112 신고를 당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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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 스토킹 행위' 판단 자의적…실질적 보호 방안도 부실
ⓒ News1 DB

(의정부=뉴스1) 김기현 양희문 기자 = 경기 의정부시 노인보호센터에서 스토킹 피해를 호소하던 50대 여성이 근무 중 흉기에 찔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60대 남성은 수락산으로 도주해 이튿날 숨진 채 발견돼 스토킹 피해자 보호 제도가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스토킹 피해' 50대 여성 흉기 피살…용의자는 숨진 채 발견

27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26일) 오후 5시 10분께 의정부시 한 노인보호센터 건물 5층에서 홀로 근무하고 있던 50대 여성 A 씨가 흉기에 찔려 숨졌다.

A 씨 동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인적 사항과 112 신고 이력을 확인하던 중 스토킹 신고가 총 3건 접수된 사실을 확인하고, 60대 남성 B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했다.

이어 B 씨가 자택에서 외출할 당시 입었던 옷이 사건 현장 폐쇄회로(CC)TV에 담긴 피의자와 동일한 점 등을 토대로 그를 최종 용의자로 지목했다.

B 씨 동선 추적에 나선 경찰은 그가 같은 날 오후 5시 34분께 수락산 방면으로 향한 사실을 확인하고 곧바로 수색에 나섰다.

그러던 이날 오전 10시 56분께 등산객이 수락산 중턱에서 B 씨를 발견해 112에 신고했다. B 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3차례 스토킹 피해 신고 이력…경찰 안전 조치에도 '참변'

A 씨와 해당 노인보호센터에서 약 1년간 함께 근무한 B 씨는 올해 3월부터 A 씨를 스토킹하다 총 3회에 걸쳐 112 신고를 당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지난 3월 14일에는 의정부시 A 씨 주거지를 찾아가 행패를 부리다 신고돼 경찰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았다.

또 올해 5월 25일 A 씨에게 3회에 걸쳐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가 경고를 받았고, 이달 20일에는 A 씨 주거지를 찾았다가 A 씨에게 적발돼 현행범 체포됐다.

이후 경찰은 긴급응급조치를 내리고, 검찰에 잠정조치를 신청했다. 그러나 긴급응급조치는 사후 승인된 반면, 잠정조치는 검찰이 기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검찰은 잠정조치 기각 사유로 "스토킹 행위가 지속적이거나 반복적이지 않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피의자 체포 당시 범행 시인…동종 전과 없어 불구속 수사"

경찰은 스토킹 신고 접수 후 긴급응급조치(주거지 100m 이내·전기통신 이용 접근금지)를 직권으로 명령할 수 있다.

또 법원에 1∼4호 잠정조치(서면 경고, 100m 이내·전기통신 이용 접근금지, 구금 등) 신청이 가능하다.

긴급응급조치와 잠정조치의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잠정조치는 세부적인 내용이 더 많고, 절차가 복잡한 탓에 통상 크게 위중한 사안에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B 씨가 현행범 체포 당시 자신에 범행에 대해 시인하고 반성했었다"며 "동종 전과도 없어서 석방해 불구속 수사를 벌여 왔다"고 말했다.

스토킹 피해자 보호 제도에 '구멍'…"실질적 보호 사실상 불가"

그러나 경찰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스토킹 피해자가 또다시 희생되면서 일각에선 스토킹 피해자 보호 제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A 씨는 두 번째 스토킹 신고 후인 지난달 26일 자신의 요청으로 경찰로부터 긴급 신고용 스마트 워치 지급과 안전 순찰 등 조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그는 사건 당일 스마트 워치로 긴급 신고를 접수하지 않았다. 스마트 워치를 착용하지 않고, 핸드백 고리에 걸어둔 탓으로 보인다는 게 경찰 분석이다.

스토킹 피해자에게 스마트 워치를 지급하더라도, 착용까지 강제할 수 없어 경찰이 실질적으로 보호하기 어려운 상황을 여실히 드러내는 대목이다.

이상엽 의정부경찰서장은 "안타까운 사고로 운명을 달리하신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해당 사건을 철저히 수사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kk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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