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칼 찾은 노동부 장관 “법보다 사람이 위”

탁지영 기자 2025. 7. 2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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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농성 567일째’ 박정혜 부지회장 만나 “할 일 찾겠다”
전 정부 언급하며 “노사법치 아닌 노사자치가 원칙 돼야”
금속노조, 부당해고 막을 ‘외투 촉진법 개정안’ 추진 촉구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26일 경북 구미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을 방문해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박정혜 수석부지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567일째 고공농성 중인 박정혜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수석부지회장을 찾아 “사람 위에 법이 있을 수 있겠느냐”며 “정부에서 할 일을 찾고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금속노조는 이를 고무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부당해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부뿐 아니라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등 관계부처가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27일 노동부와 금속노조에 따르면 김 장관은 전날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을 찾았다. 박 부지회장은 공장 옥상에서 김 장관에게 “(일본 니토덴코는) 충분히 고용승계가 가능한데 우리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 그래서 이렇게 싸울 수밖에 없었다”며 “하루빨리 해결되고 노동자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김 장관은 “너무 오래됐다. 폭염에 하루라도 빨리 동료들과 가족들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에서 할 일을 찾고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일본 니토덴코가 지분 100%를 가진 옵티칼하이테크는 2022년 10월 구미공장 화재 발생 후 법인을 청산하고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희망퇴직을 거부한 17명은 정리해고됐다. 니토덴코는 이후 구미공장의 생산물량을 평택공장인 한국니토옵티칼로 이전했다. 노동자들은 니토옵티칼로의 고용승계를 요구했지만, 니토덴코는 옵티칼하이테크와 니토옵티칼이 다른 법인이라며 거부했다.

노조는 김 장관에게 외국인투자기업의 일방적 철수를 막기 위한 내용의 외국인투자 촉진법 개정안을 추진해달라고 했다. 장창열 금속노조 위원장은 “사측이 교섭 장소에 아예 나오지 않고 있다”며 “외투 자본 관련법을 개정하고 박정혜가 빨리 내려올 수 있도록 대통령실과 노동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김 장관은 “지난 정부에서 노사법치란 이름으로 많은 사람이 상처를 받았다. 노사법치가 아니라 노사자치가 노사관계 대원칙이 돼야 한다”며 “노사자치를 이루기 위해 정부가 교섭을 주선하고, 촉진시키면서 당사자들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자임해야 한다”고 했다.

옵티칼하이테크 부당해고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도 나서고 있지만 아직 성과가 없다. 산업부는 지난달 24일 다국적기업 기업책임경영 국내 연락사무소(NCP) 위원회를 열고 니토덴코와 노조의 조정 절차를 개시한다고 했다. NCP는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 설치된 연락사무소로, 회원국의 다국적기업이 OECD 가이드라인을 잘 이행하는지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금속노조는 일본 NCP에도 진정을 넣었다. 최현환 옵티칼하이테크 지회장은 “일본 NCP도 조정 절차를 개시하겠다고 결정하면 니토덴코가 무시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한국 NCP가 빠르게 움직여야 일본 NCP도 뒤따를 것이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선 한국 정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박 부지회장은 “니토덴코는 ‘법적으로 아무 문제 없다’는 식으로 교섭 자리에 나오지 않고 있다”며 “개별 기업의 해고 문제만은 아니기 때문에 국회나 정부가 어떻게든 대화를 주선해야 한다”고 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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