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칼럼] 부산대와 통합 앞둔 부산교대의 마지막 총장

유정환 기자 2025. 7. 27. 20:0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부산교대, 개교 81년만에 2027년 부산대와 통합
총장 1순위 전제철 교수, 교육 역량 드높일까 기대

부산교육대학교가 2027년 3월 통합 부산대학교로 출범하게 된다. 1946년 9월 2일 부산사범학교로 개교한 지 81년 만이다. 부산교대는 1962년 부산대로 흡수돼 병설 교육대학을 출범시켰으나 1년 만인 1963년 초등교원 양성을 목표로 다시 독립해 부산교육대학이라는 이름으로 2년제 과정을 운영했다. 이후 1980년 7월 서울교대와 함께 교대 중 가장 먼저 4년제로 재편됐으며 1993년 부산교육대학교로 교명을 개칭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부산대와의 통합은 지난해 4월 23일 확정돼 2027년 3월 1일 부로 부산대 연제캠퍼스로 운영된다. 64년 만에 다시 부산대로 흡수되는 것이다. 다만 그때는 2년제 대학으로서 병설교육기관이었고, 지금은 한 대학으로 완전 통합되는 것이라는 차이가 있다. 교대 중에서는 2008년 제주대학교에 흡수된 제주교육대학교에 이어 2번째다.

부산교대와 부산대의 통합에 대한 교육부의 논리는 명확하다. 2020년대 들어 급격한 학령 인구 감소와 더불어 초등교사 임용 인원도 급격히 줄어 교대들의 위기감이 커졌다.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부산교대는 선제적으로 통합을 논의해 현재 캠퍼스에 초등 외에도 부산대의 중등, 특수 및 교육대학원까지 집약할 계획을 갖고 있다. 교육부 역시 학령인구 급감과 지역대학의 위기 상황에서 통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통합 후 부산교대는 부산대 연제캠퍼스가 되어 교육특화총괄본부와 교육대학·대학원을 운영하게 된다. 예산 870억 원 규모의 투자도 약속받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교대의 정체성은 단순히 교사 양성에 그치지 않는다. 초등교육에 특화된 깊이 있는 연구와 현장 밀착형 교육 프로그램, 강한 공동체 문화가 그것이다. 거대한 종합대학 시스템에 편입되면서 이런 고유한 장점들이 희석될 우려는 없을까.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전국적 확산 가능성이다. 부산대와 부산교대의 통합 합의는 다른 지역 국립대와 교대의 통합을 가속화할 신호탄이 될 수 있다. 교육부가 대학 지원 정책에서 통폐합 대학을 우선한다는 방침을 밝힌 상황에서, 전국 10개 교대가 모두 같은 길을 걷게 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지난 15일 부산교대 마지막 총장을 뽑는 선거가 치러졌다. 3파전으로 치러진 선거에서 전제철(사회교육과) 교수가 1차 투표에서 과반이 넘는 52.17%의 득표율을 얻어 1순위 총장 임용후보자로 결정됐다. 이광현(교육학과) 교수가 32.47%의 득표율을 얻어 2순위 총장 임용후보자가 됐지만 득표율 차이가 커 전 교수의 총장 임용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부산교대 한 관계자는 “결선 투표까지 가지 않고 1차 투표에서 바로 마감된 것은 그만큼 전 교수에 대한 지지가 높았던 것으로 해석된다”고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새 총장은 교육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며 오는 10월 20일부터 부산교대 마지막 총장으로서의 임기를 시작한다. 4년 임기 중 2027년 3월 1일부터는 연제캠퍼스(현 부산교대)를 관장하는 연제부총장을 맡는다.

마지막 부산교대 총장은 통합 과정에서 교육대학의 정체성과 가치를 최대한 보존하고 계승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단순히 부산대 시스템에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교육 전문성을 바탕으로 통합 대학 전체의 교육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촉매 역할을 해야 한다. 또한 전국 교대가 주목하고 있는 이 부산 실험이 성공 모델이 되도록 치밀한 설계가 필요하다. 통합 후에도 초등교사 양성의 전문성이 유지되고, 나아가 미래 교육을 선도하는 혁신 기지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1순위 총장 후보자인 전 교수는 후보 시절 부산대와의 통합에 대비해 초등교육의 전문성을 수호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공약으로 내세웠다. 사범대의 경우 중등 교원 자격증이 남발되고 임용 경쟁률이 치솟아 우수한 인재들이 사범대 진학을 기피하는 반면, 교육대학은 목적형 교원 양성 체제가 지켜져 우수한 인재들이 교육대학 진학을 희망하기 때문이다. 이에 사범대생의 초등교육 복수 전공을 원천 차단하고 올바른 교원양성 체제 관련 법령의 정비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통합 이후 연제캠퍼스가 유·초중등, 평생교육을 아우르는 명실 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교육 문화 특화캠퍼스가 될 수 있도록 K-컬처, 콘텐츠 대학원을 설립하고, AI 기반 교육혁신 선도 캠퍼스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역사의 마지막 한 페이지를 쓰는 일은 결코 가볍지 않다. 부산교대 마지막 총장의 어깨에는 80년이 넘는 교육 전통을 어떻게 미래로 이어갈 것인가 하는 무거운 책임이 놓여있다. 이것은 비단 부산만의 문제가 아니다. 급변하는 교육 환경 속에서 교육대학이 걸어야 할 길을 제시하는 중요한 실험이 될 것이다. 한국 교육계를 비롯한 모든 국민이 그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유정환 편집국 부국장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