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토막 나는 학령인구”...제주 학교 통폐합, 불가피한 선택인가

제주지역 학령인구가 불과 15년 후면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 속에, 학교 통폐합 논의가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제주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25년 기준 6세에서 17세까지의 학령인구 수는 8만660명이다. 불과 3년 전인 2022년 8만4100명에서 4%나 감소한 수치다.
문제는 앞으로 예상되는 감소 속도가 더욱 가파르다는 점이다. 5년 후인 2030년에는 6만5631명, 다시 5년 후인 2035년에는 5만225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태어난 아이가 고입을 준비할 때쯤인 2040년에 이르러서는 학령인구가 4만6757명 수준으로, 현 기준에서 42% 이상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여타 통계에 비해 선행지표가 명확한 장래인구추계는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마저도 출생률이 더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희망 섞인 가정 하에서 추출된 값이다.
즉, 제주지역 학생 수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미래는 '우려 섞인 관측'에 그치지 않는 '도래할 현실'이라는 점이다.
학생 수의 급감은 곧 학교의 존폐 여부와도 직결된다. 현재 제주지역에는 유치원 120개원, 초등학교 114개교, 중학교 45개교, 고등학교 30개교가 운영중에 있다.
이미 일선 교육현장에선 일찍이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학생 수의 감소는 학급 수의 감소로 이어졌고, 활용도를 찾지 못한 빈 교실이 넘쳐난다는 전언이다.
자연히 학교 운영의 비효율성이 대두되며 학교 통폐합 논의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서 제주도교육청은 '2025 미래형 적정규모학교 육성계획'을 추진중에 있다.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미래지향적 학교운영 기반을 구축한다는 목적을 내세웠지만, 실상은 학교 통폐합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인력, 시설자원의 비효율을 최소화하고, 교육성과를 높일 수 있는 집중투자가 가능한 구조로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도교육청은 올해와 내년 중 교육균형발전을 위한 소규모학교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2027년 집중육성 기간의 성과 분석 및 검토 후 적정규모학교 전환 연구용역을 추진키로 했다.
2028년에 접어들어서는 전환 대상 학교의 의견을 수렴하고, 대상 학교별 권장 계획을 수립키로 했다. 2030년쯤 적정규모학교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로드맵이다.
전환 유형은 2개 이상의 소규모 학교를 1개 학교로 통합하는 방안, 도시개발에 따라 새로운 입지에 학교를 신설 이전하는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특히 '초등학교+중학교', '중학교+고등학교' 등 학교급이 다른 학교의 통합운영으로 학교 규모를 적정화 하는 방안까지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2년간 신입생이 없거나 본교 학생 수가 10명 이하, 교직원 수가 학생 수보다 많은 학교의 경우 분교장 개편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 이 밖에도 두 개 이상의 단성(單性) 학교를 남녀공학으로 전환시키는 방안도 논의될 예정이다.
다만, 학교 통폐합은 단순한 숫자 논리만으로 결정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학교는 지역사회의 중심이자 아이들의 교육권을 보장하는 핵심 공간이다. 단순히 통학구역을 넓히고 인근 학교로 옮기면 된다는 식의 접근은 학생들의 통학 안전, 이동 피로도, 정서적 안정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농어촌이나 도서지역의 경우, 학교가 지역의 문화와 경제, 사회 활동의 중심축 역할을 해왔다. 학교의 소멸이 곧 지역의 역사와 공동체 의식의 소멸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 역시 적지 않다. 자칫 학교가 사라지면 인구 유출이 더욱 가속화되고, 지역소멸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떨칠 수 없다.
도교육청은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적정규모학교 재편은 인위적인 기준 없이 교육공동체의 자발적 요구에 따른 희망학교를 대상으로 하겠다는 점을 전제했다.
단, 적정규모학교 육성 시 학교시설 확충 및 교육환경 개선비, 교수학습 활동 및 방과후학교 운영비, 학생 보호자 부담 교육경비, 통학차량 및 교통비 등의 인센티브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학생 수 감소라는 구조적 현실 앞에서 교육의 본질과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려한 균형 있는 정책 설계가 요구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