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자연 가족 치유공간 ‘남동구 반디세상’ [즐기자! 웰니스 인천Ⅱ·(2)]

김희연 2025. 7. 27.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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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놀자, 마냥 놀자… 아이는 본능대로, 부모는 덩달아…


아이들은 마음껏 뛰어놀 수 있어야 한다. 그 공간이 자연에 둘러싸인 곳이라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사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아이들이 마냥 즐거울 수 있는 공간, 아이뿐 아니라 일상에 지친 어른까지 치유받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인천 남동구 도림북로 19번길 12의26에 위치한 자연 속 가족 놀이터, ‘반디세상’이다.

반디세상은 가족치유공간이자 어린이도서관으로 2007년 처음 이곳에 문을 열었다. 반디세상은 본관 건물과 야외 놀이터, 동물농장, 텃밭, 맨발걷기길까지 전체 공간이 4천㎡는 족히 넘는다. 놀이 연구가이기도 한 이경미(62) 대표는 반디세상을 만들게 된 이유가 단순히 “아이들에게 ‘그냥’ 놀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서”라고 했다.

이경미 대표, 2007년 문 열어
본관 건물·야외놀이터·동물농장
텃밭·맨발걷기길 규모 4천㎡ 넘어


■ 물, 동물, 흙… 모든 것이 갖춰진 자연놀이터

인천 남동구 도림동 자연놀이터 ‘반디세상’에서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2025.5.25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기자가 반디세상을 방문한 지난 25일은 구름 한 점 없이 햇볕이 내리쬐는 무더운 날이었다. 주차장에 내려 주위를 둘러보니 산과 드넓은 도시 텃밭, 그리고 2층짜리 반디세상 건물이 보일 뿐이었다. 사진으로 본 자연 속 놀이터가 어디 있는지 궁금하다는 생각 반, 날이 너무 덥고 햇빛이 뜨거워 그늘로 가고 싶다는 생각 반. 그렇게 본관 건물에 들어섰다.

기자의 궁금증은 건물 1층에 마련된 카페를 지나 건물 뒤편으로 이어지는 문을 나섰을 때 풀렸다. 산자락 아래가 모두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꾸며져 있었던 것이다. 이미 곳곳에 마련된 물놀이터에서 수십명의 아이들이 마음껏 물놀이하고 있었다. 또 그네를 타는 아이들, 그늘 의자에 앉아 쉬는 아이들, 축구 골대 앞에서 공차기하고 있는 아이들까지. 눈앞에 펼쳐진 건 아이들을 위한 완벽한 자연 속 놀이터 모습이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뒤로 하고 널찍한 반디세상을 한 번 둘러봤다. 다양한 장난감들이 놓인 실내외 흙놀이 공간, 닭과 토끼 등 다양한 동물을 관찰할 수 있는 반디 동물농장, 소꿉놀이 공간, 인천시 농업기술센터와 함께하는 반디 치유농장, 아이들이 직접 물주기도 할 수 있는 텃밭, 산 중턱까지 연결된 황토맨발걷기길, 봄이면 올챙이가 산다는 연못 등 놀 공간이 너무나도 많았다. 건물 안에도 실내 흙놀이터나 식생활 체험공간 등이 있어 날씨가 안 좋은 날에도 반디세상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인천 남동구 도림동 자연놀이터 ‘반디세상’의 실내 모래놀이터. 2025.5.25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실내외 곳곳에 모래놀이 가능
해먹·의자 마련 ‘쉼’ 공간 마련
입장료 7천원에 3시간 맘껏 힐링


■ 아이들은 건강하고, 행복하고, 놀아야 한다

“어린이는 지금 당장 놀아야 한다. 어린이는 지금 당장 건강해야 한다. 어린이는 지금 당장 행복해야 한다.” 몇 년 전 한 인기 드라마에서 나온 ‘어린이 해방 선언문’이다. 이 드라마 속 한 남성은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로 불안을 겪는 아이들을 구해주고 싶은 마음에, 학원 버스를 탈취해 아이들과 인근 야산에서 실컷 놀고 온다. 물론 부모들의 거센 항의를 받지만, 아이들은 행복했다고 그의 편을 든다.

이 대표 역시 이 드라마를 인상 깊게 봤다고 했다. 그리고 반디세상이야말로 아이들이 걱정 없이 자연 속에서 놀 수 있는 놀이터라고 자신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린이도서관 시절부터 반디세상은 모든 게 최초였다. 인천시 최초의 치유농장, 최초의 교육농장 및 식생활 우수 체험공간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다. 치유농장은 사계절 변화하는 자연을 온 몸으로 느끼며 힐링하는 자연 놀잇감이 가득한 공간을 말한다. 또 교육농장은 아이들이 자연과 교감하며 배려하는 마음을 배우고, 자연 속 먹거리의 소중함을 배우는 곳을 의미한다고 했다.

‘반디세상’내 아이들이 다양한 동물을 관찰할 수 있는 반디 동물농장. 2025.5.25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도심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흙을 실컷 만지고 밟을 기회가 거의 없다. 기자가 어릴 때만 해도 아파트나 학교의 모든 야외 놀이터 바닥은 흙이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우레탄 등 다른 재질로 돼있기 때문이다. 이는 반디세상에 오면 단번에 해결된다. 실내외 곳곳에 모래놀이가 가능한 공간이 있을 뿐 아니라, 맨발걷기길도 모두 황토로 깔려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뿐 아니라 성인들도 자연 속을 맨발로 걷다 보면 자연히 치유되는 느낌을 받고, 곳곳에 마련된 해먹이나 의자에 앉아 쉬며 나무와 자연을 올려다보는 등 ‘쉼’이 가능하다.

인천 남동구 도림동 자연놀이터 ‘반디세상’에 조성돼 있는 황토맨발걷기길. 2025.5.25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주말엔 500여명 발길 이어져
‘숲 선생님’ 온전한 치유 도움
이대표 “시민들 활력에 힘 되고파”


■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힐링

반디세상 입장료는 성인과 아이 구분 없이 단돈 7천원이다. 입장료만 내면 그날 3시간은 반디세상 곳곳을 맘껏 이용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어린이도서관으로 문을 열었을 때부터 불과 4년전까지만 해도 입장료가 무료였다고 했다. 아이들은 물론이고 누구나 아무 걱정 없이 쉬고 가라는 의도였다. 지금의 입장료는 반디세상을 더 안전한 공간으로 관리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발굴·조성하는 데 쓰이고 있다.

여름철 가장 인기 있는 놀이터는 단연 ‘물놀이 공간’이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간 오는 9월부터 내년 2월까지 반디세상에는 다양한 가을·겨울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맨발걷기를 하며 흙에 사는 생명들을 관찰하는 ‘토양 속 작은 지구’, 곤충을 관찰하고 거미줄 놀이를 하는 ‘거미와 친구해요’, 다양한 나뭇잎을 찾고 낙엽 놀이를 하는 ‘가을파티’, 눈 온 바닥에 스케치북처럼 그림을 그리는 ‘펑펑 눈이 내려요’ 등이다. 물론 들꽃으로 팔찌를 만들고 벚꽃놀이를 하는 ‘봄꽃 잔치’, 새 소리를 들으며 새 둥지를 만들어보는 ‘아기 새와 애벌레’, 매미 허물을 찾고 소리로 매미 종류를 맞춰보는 ‘매미의 노래’ 등 각종 봄·여름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반디세상’에서 아이들이 직접 물을 주며 농작물이 자라는 것을 볼 수 있는 텃밭. 2025.5.25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그래서인지 반디세상은 가족 단위 방문객이 가장 많지만, 어린이집과 유치원뿐 아니라 인근 요양원이나 치매센터에서도 단체 방문이 이어진다고 한다. 아이, 성인 나눌 것 없이 누구나 자연을 느끼며 힐링하는 공간인 셈이다. 반디세상엔 평일에는 연간 평균 300명, 주말에는 500명이 찾는데, 이곳에서 활동하는 ‘숲 선생님’들이 방문객들의 온전한 치유를 돕는다.

이 대표는 “내가 생각하는 웰니스는 곧 ‘활력’이자 ‘힘’이다. 기후변화로 날이 더워지면 더워지는 대로, 아이들이 실내로 피하지 않고 자연 속에 그대로 노출돼 미래를 살아내고 적응하는 힘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면 뿌듯할 것 같다”며 “앞으로도 아이들이 ‘그냥’ 놀게 하는 놀이 확장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고민하고, 시민들의 치유에 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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