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기도 사이버 보안, 시대 변화 따라가야
정부기관을 향한 여러형태의 사이버 공격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의 보안 정책은 한참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SK텔레콤의 유심(USIM) 정보 유출 사태 등 민간 분야에서도 사이버 보안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는 상황에서도 공공 부문인 경기도가 이처럼 미온적 대응에 머무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을 넘어서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단순히 행정적인 지체의 문제가 아니라 도민의 안전과 정보 주권을 실질적으로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인 탓이다. 본보가 취재한 바로 경기도는 본청과 북부청, 31개 시·군 등 77개 기관의 사이버 보안을 관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한 예산은 지난 2021년부터 3년간 미약한 수준이다. 그리고 지난해에 겨우 17억7천만 원으로 증액됐지만 보안 관제 인력도 여전히 12명에 불과해 업무의 범위와 강도를 고려할 때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는 평가다.
인근한 서울시의 경우 76개 기관을 대상으로 올해만 48억8천만 원을 배정하고 있으며 관제 인력도 20명에 이른다. 여기에 이미 2021년부터 인공지능(AI) 기반의 보안관제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이는 사이버 공격이 감지될 경우 AI가 선제적으로 탐지·차단하는 시스템으로, 사람의 감시 체계를 보완하는 혁신적 대응 방식이다. 하지만 경기도는 이제야 도입을 준비 중이라는 점에서 정책 추진의 시기적 안목과 실행력 모두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의 사이버 위협은 단순한 컴퓨터 바이러스나 해킹의 수준을 넘어, 국가 안보와 사회 전반의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는 디지털 테러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 중앙부처를 대상으로 한 해킹 시도는 16만 건을 넘어서며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경기도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사이버 보안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단순한 행정 영역이 아니라 민생과 직결된 안전망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절실하다. 경기도가 맡고 있는 행정 영역은 광범위하고 복잡하다. 1,300만에 육박하는 인구, 전국에서 가장 많은 기초지자체, 산업시설과 행정기관의 밀집도 등으로 볼 때 경기도가 해킹의 주요 표적이 될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보안 예산과 인력 수준, 시스템 구축 속도를 보면 정책 담당자들의 인식이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사이버 위협은 빠르게 진화하는 반면 경기도의 대응은 느리고 무디기까지 하다. 예산의 문제인지 행정의 비효율성 때문인지 원인을 명확히 분석하고, 구조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AI 보안관제시스템 도입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보안은 뒷전이고 행정만 앞세우는 시대는 끝났다. 보안에 구멍이 뚫린 지역 정부는 도민의 삶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보안을 위한 투자는 도민을 위한 최선의 보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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