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대응에 농산물 포함"…전남 농업 타격 우려
쇠고기·쌀 수입 확대, 과일 검역 완화 등
전남 쌀 전국 1위·한우 2위 피해 불가피
농민단체·전남도·의회 "제외" 한목소리

미국과 우리나라의 관세 협상 시한이 다음달 1일로 임박한 가운데 정부가 이번 통상 패키지에 농산물을 포함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농민단체와 전라남도 등은 "농도(農道) 전남의 피해가 불 보듯 뻔하다"며 협상테이블에 올리지 말 것을 강하게 요구한 바 있어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은 지난 25일 "한·미 간 통상 패키지 협상에 농산물이 포함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통상대책회의 후 브리핑에서 "관세뿐 아니라 조선, 반도체 등 제조업 협력과 함께 농산물 협상도 테이블에 올라 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미국이 일본과 관세 협상에서 미국산 쌀과 일부 농산물 시장을 개방하기로 함에 따라, 우리나라에도 유사한 압박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당국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과의 이번 협상에서 농산물 분야에서 30개월 령 이상 쇠고기 수입 허용과 쌀 구입 확대, 감자 등 유전자 변형작물(LMO) 수입 허용, 사과 등 과일 검역 완화를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측의 요구대로 농산물 수입이 확대될 경우 전남의 농축산업의 타격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남의 벼 재배면적은 14만7천738ha, 쌀 생산량은 70만 9천톤으로 각각 전국 1위다. 한우 사육두수도 60만1천743두 경북에 이어 2위 규모다. 특히 전남 쌀은 전국 생산량의 20%에 가까워 판로가 막히거나 가격이 하락할 경우 농가 타격은 막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업계는 이미 강력 반대해 왔다. 전국농민회 광주·전남연맹은 지난 16일 전남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산 농산물 수입 중단을 촉구했다. 연맹은 "이재명 정부가 송미령 농림부장관을 임명함으로써 스스로 반농업·농민 정부임을 자임하더니, 이제는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로 국민건강과 기후위기 대응, 식량주권을 포기한 정권으로 낙인되려 한다"고 비판했다.
김영록 전남지사와 전남도의회도 중단을 촉구했다. 김 지사는 지난 17일 성명을 내고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이 49.3%로 경제협력개발기구 최하위 수준인 상황에서 주식인 쌀마저 추가 개방을 요구하는 것은 식량주권과 검역주권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미국의 부당한 압박에 굴복하지 말고,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전라남도의회도 같은 날 성명에서 "정부는 더 이상 농업을 협상의 카드로 삼지 말고, 농업을 보호 산업으로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민단체들은 이에 따라 오는 30일 한국전업농연합회 전남도회가 규탄성명을 발표하는 한편 같은 날 단체들이 일제히 상경하는 등 최종 협상을 앞두고 강한 반발을 예고하고 있다.
/박형주 기자 hispen@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