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기후 서로 다른 문제 [김형준의 메타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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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117년 만의 폭설이 쏟아진 서울은 올해 7월 117년 만의 폭염을 경험했다.
하지만 이미 수많은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기후 재해의 피해를 생각한다면 완화와 적응 전략의 최적화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기후 외에도 많은 문제가 산적해 있고 자원은 제한된다.
각자의 기후 문제를 폭넓게 상호비교하고 정부 재정의 분배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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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 |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작년 11월, 117년 만의 폭설이 쏟아진 서울은 올해 7월 117년 만의 폭염을 경험했다. 비교적 빨리 종료된 듯했던 이번 장마는 다시 활성화되어 충청권과 남부 지방에는 100년에서 200년에 한 번꼴로 발생하는 괴물 폭우가 덮쳤다. 전국적으로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줬고 지난봄 역대 최악의 산불이 할퀴고 간 영남지역은 그 피해가 채 수습되기도 전에 수마와 산사태에 신음 중이다.
세상에는 이미 방대한 양의 기후 예측 시뮬레이션 데이터가 공개되어 있다. 여기에 근거한 수많은 연구 결과도 학술 논문과 보고서의 형태로 존재한다. 게다가 공포심마저 자극하는 영상이나 뉴스들마저 넘실거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후위기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항상 한발 늦는 듯한 인상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우리의 시점이 너무 먼 미래를 향하고 있다. 기후변화와 관련해 많은 초기 연구들이 21세기 후반을 대상으로 수행되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온난화의 강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그 영향을 찾아내기 쉬웠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기후변화를 21세기 후반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1.5도라는 현실에서 머지않은 지점이 우리 인식에 침투하게 된 것은 2015년 제21차 당사국총회에서 의결된 파리협약 덕분이니 이제 겨우 10년일 뿐이다.
둘째, 우리의 시각이 완화에 너무 치우쳐 있다. 완화는 모두가 연대해 전 지구적 기온 상승을 막으려는 대응 전략이고 적응은 기후변화로 발생하는 재해에 대비하고 피해를 복구하는 국지적 노력이다. 기후변화가 크게 진행되기 전에 완화 전략이 성공적으로 수행되었다면 문제는 보다 단순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수많은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기후 재해의 피해를 생각한다면 완화와 적응 전략의 최적화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투자는 에너지, 운송 등 대규모 산업 기술에 집중되고 적응 자금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셋째, 우리의 시야가 너무 협소하다. 세상에는 단 하나의 기후가 존재하지만 정부 부처 및 지자체 등 정책 입안 주체는 저마다의 기후를 바라본다. 기후 외에도 많은 문제가 산적해 있고 자원은 제한된다.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에 먼저 대응하고 중복성을 제거하고 관과 민이 협력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능이 필요하다. 각자의 기후 문제를 폭넓게 상호비교하고 정부 재정의 분배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범정부 차원의 강력한 기후위기 컨트롤타워가 존재하지 않는다.
올 6월에 출범한 새 정부는 기후위기에 보다 본격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후에너지부’라는 새로운 중앙부처의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기후변화 대응을 국가 전략의 중심에 두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부처 간 분산된 기능을 조정하고 통합해 효율적이고 일관된 대응을 가능케 하려는 제도적 개혁이다. 그러나 기후에너지부가 단순히 기존 부처의 기능을 가져오는 구조 개편에 그쳐서는 안 된다. 새로 출범하는 부처가 진정으로 시대적 사명을 다 하기 위해서는 과학에 기반을 둔 1년에서 10년 정도의 근 미래 시나리오, ‘적응’과 ‘완화’의 통합 관리 및 최적화, 그리고 포괄적 영향평가 및 대응 전략을 필요로한다.
2년 전 연재를 시작하는 글을 돌아보니 세계기상기구(WMO)가 2023년부터 2027년 중 최소한 한 해는 산업화 대비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이 1.5도를 넘어설 확률이 높다고 했다. 그리고 이미 2024년이 그 최초의 해로 기록되었다. 우리는 이와 같은 세상이 될 것을 이미 알고 있었고 앞으로 어떤 세상이 닥칠지 잘 알고 있기도 하다. 문제는 인지했고 해결 방법도 알고 있다. 이제는 정확하고 강한 행동의 시간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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