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성 떨어져···자취 감춘 ‘주전해변 물놀이장’
15년째 운영 주전권 유일 물놀이장
주민 의견 청취 없이 돌연 중단 논란

15년째 운영된 울산 주전해변 물놀이장이 예산이 확보됐는데도 긴축 재정을 이유로 폐쇄되자 논란이 일고 있다. 올해 이른 폭염에도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주전권 유일 물놀이장이 사라져 충분한 주민 의견 청취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 동구는 올해 당초예산에 '주전물놀이장 운영' 몫으로 예산 1억원을 확보했지만 최근 진행된 1회 추경 예산에서 행정 자체 전액 삭감을 결정했다.
주전물놀이장은 지난 2009년부터 작년까지 15년간 해마다 여름철이면 주전몽돌해변 노랑바위(주전동 10-1번지)에 마련돼 왔다. 울산 12경 중 하나인 주전해변에서 해안관광을 즐기면서 쾌적하고 안전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어 동구·북구 주민들을 비롯한 피서객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작년의 경우 주전물놀이장은 사각 수영장 2개, 어린이용 수영장 1개와 에어슬라이드 2개와 샤워기, 탈의실, 음수대 공중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마련됐다. 수영장 물은 해수 여과 필터를 통해 걸러진 맑은 바닷물을 활용했다.
하지만 올해 주전물놀이장은 문을 열지 않는다. 동구가 올해 운영을 위해 당초예산을 확보했지만 최근 돌연 폐쇄를 결정했기 때문인데, 이에 따라 예산은 쓰이지 않고 제1회 추가경정예산에서 전액 감액 처리됐다.
동구는 폐쇄 사유로 동구 전체 사업을 따졌을 때 긴축 재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즉 동구는 자체적으로 사업 우선순위를 따졌을 때 예산 대비 실효적인 측면이 떨어진다고 봤다.
이를 두고 곳곳에선 주민들이 원하던 사업을 동의 없이 중단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주전해변 인근 매점점주는 "이곳은 사실 물놀이장 덕에 아이들과 함께 시민들이 많은 곳이다"라며 "올해 중단이 결정됐다는 말을 미리 들은 적도 없고, 의견을 물어본 적도 없다. 다른 축제는 이용객 적어도 잘만 하면서, 폭염에 주민들이 원하는 시설을 왜 중단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한 주민은 "아이들 풀을 50㎝부터 120㎝까지 다양하게 만들어 줘 매년 이용을 해왔었는데, 올해는 이상하게 소식이 없어 (개장을) 기다리는 중이다"라며 "혹시 올해는 언제 개장하는지 아느냐"라고 반문했다.
실제 주전 해변은 일산해수욕장과 달리 수심이 깊고 바람이 거칠어 별도의 시설 설치 없이 어린이가 물놀이를 즐기기엔 위험도가 큰 곳이다. 앞서 동구는 이곳의 위험도가 크다고 판단해 지난 2023년 '주전해양연안체험공원' 조성 당시 스노쿨링 등 물놀이 체험을 전부 없던 일로 하기도 했다.
이러한 지역 특성 탓에 주전물놀이장은 주전권역에서 유일한 어린이 시설 물놀이장으로 불려오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에는 20일 운영에 4,500명이, 2023년에는 한 달간 7,800여명이 이곳을 방문했다. 연도별로 따져봤을 때 최대 2만여명의 피서객이 이곳을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박은심 동구의원은 "올해는 주전해변과 일산해수욕장에 아이들을 위한 물놀이장 시설들이 운영되지 않는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라며 "금액을 떠나 실제 주민들이 가장 원하는 사업이 무엇인지 귀 기울여 들을 필요가 있다. 또 매년 해오던 사업을 중단할 경우 주민들의 의견도 충분히 들어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동구는 "주전물놀이장은 해마다 찾아오는 인원이 줄어들어왔고, 실효성과 재정여건을 복합적으로 판단해 중단을 결정하게 됐다"라며 "다만 내년도 운영 여부는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김귀임 기자 kiu2665@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