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연강판 반덤핑 제소에 철강社 ‘희비’

김명득 선임기자 2025. 7. 27.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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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중국·일본 열연강판에
최고 33.57% 잠정관세 건의
포스코·현대제철 등 ‘고로사’
“국산 제품 경쟁력 강화” 만족
동국·세아제강 ‘전기로업체’
“반쪽자리 대책” 우려 목소리
“2차제품 우회수입 가능성 커”
포스코 물류창고에 야적돼 있는 열연강판. 사진=포스코 제공

정부의 중국·일본산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예비판정을 놓고 국내 철강업계가 충돌하고 있다.

고로사인 철강 '빅2' 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만족감을 나타내는 반면, 전기로 업체인 동국제강과 세아제강 등은 열연강판만 제소할 경우 오히려 피해가 커질 수 있다며 우려감을 보이고 있다.

철강시장 가격 안정과 국내 유통질서 회복을 기대하는 '빅2'와 달리 전기로 제강사들은 공급망 왜곡과 비용 부담을 우려하며 '반쪽짜리 제소'라고 비판하고 있다.

정부의 이번 결정으로 후공정 제품 형태로의 우회 수입이 증가해 자국 산업보호라는 반덤핑 제도의 본래 목적을 충족시킬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는 최근 중국·일본산 열연강판이 국내 산업에 실질적인 피해를 유발했다고 판단하고 반덤핑 관세 부과가 타당하다는 예비판정을 내렸다. 중국산에 28.16~33.1%, 일본산에 31.58~33.57%의 잠정 덤핑방지관세를 부과했다.

이는 지난 2월 국내 철강업체들의 청구에 따라 착수한 조사에 따른 것으로 무역위는 약 3개월 이내에 최종 판정을 내릴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철강산업 전반의 가격 정상화를 유도하고 국내 기업을 보호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고로사들은 이번 예비판정에 만족감을 나타낸다. 이들은 중국산과 일본산 열연강판이 지속해서 국내 유통시장에 저가로 공급되면서 국산 제품의 경쟁력을 저해해왔다고 주장해왔다. 수입산 열연은 국내산 대비 최대 10%가량 낮은 가격에 유통되며 가격 질서를 흔들어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전기로 업체는 우려감을 나타낸다. 고로사와 달리 열연강판을 외부에서 수입해 냉연, 도금강판 등 2차 제품을 생산하는 이들에게 열연강판은 최종 제품이 아니라 가공을 위한 원자재에 불과하다.

철강 밸류체인 최상단에 있는 열연강판만을 제소할 경우 이를 회피하기 위한 방식으로 냉연, 도금, 컬러강판 등 후공정 제품 형태의 우회 수입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렇게 되면 수입 물량은 줄지 않고 오히려 국내 기업들의 조달 부담만을 떠안게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최근 일부 중국계 철강사가 후판의 반덤핑 관세를 피하기 위해 눈속임 후 한국으로 수출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컬러후판 등 전처리 후판은 HS코드상 일반 열간압연 후판과 구분돼 있어 잠정 반덤핑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철강 밸류체인의 최상단에 있는 열연강판을 제소해봤자 냉연, 도금, 컬러강판 같은 후공정 제품의 우회 수입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생산현장의 공급구조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반쪽짜리 조치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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