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불패'에 거센 후폭풍…여당 지지자도 "이게 공정사회냐" 폭발
친여 커뮤니티도 '민주당도 기득권' 비판
의사계 감싼 박주민에 '실망했다' 등 돌려
환자단체 "국시 응시 기회 재검토" 촉구

정부와 국회가 의대생 특혜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2학기 복학을 위해 전례 없는 구제 조치를 내놓자 결국 민심이 폭발했다. 여당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조차 “민주당도 결국 기득권 세력”이라며 분노와 배신감을 표출하고 있다.
27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의대 증원에 반발해 1년 반 동안 수업을 거부했던 의대생들이 8월부터 학업에 복귀한다. 출석 일수가 모자란 예과 1, 2학년과 본과 1, 2학년은 방학 기간 보충 수업으로 의대 6년 과정을 5.5년 만에 마친다. 실습 중심인 본과 4학년과 일부 의대 본과 3학년은 8월 졸업하되 의사 국가시험(국시)을 추가로 시행하기로 했다.
추가 강의와 국시에 드는 비용은 모두 국민이 낸 세금으로 충당한다. 결국 의료공백에 따른 피해는 국민이 떠안고, 의사 배출을 중단시켜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극단적 방식으로 자신의 이익을 관철시키려 한 의대생은 별다른 손해 없이 학교로 돌아오게 됐다. 의대생은 국민을 향한 사과나 반성, 재발 방지 약속도 하지 않았다.
정부는 의료계 요구를 수용하는 명분으로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내세웠지만, 국민적 분노와 반감은 오히려 더 격렬해지는 분위기다. 이재명 정부 지지자들이 주로 모인 커뮤니티도 분노로 끓고 있다. 한 온라인 게시판에는 ‘그간 고생하고 피해 본 국민의 희생을 헛되이 말아먹는 거다’ ‘또 의사들이 생떼 부리면 정상화가 먼저라며 다 들어줄 건가’ ‘왜 혜택을 주나, 저들이 국가유공자인가’ ‘공정하게 원칙대로 처리하라’ 등 비판 댓글이 대거 달렸다.
무엇보다 이 정부가 주창해 온 ‘공정’과 ‘상식’이란 원칙을 스스로 접었다는 점에서 깊은 배신감을 토로하는 반응이 많았다.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이게 이재명과 민주당이 말한 공정한 사회인가’ ‘민주당도 의사들과 똑같은 기득권 세력이었다’고 지적하며 ‘다음 선거에선 민주당 안 찍겠다’ ‘오늘부터 민주당 지지 끝’이라고 지지 철회 선언을 하기도 했다.

시민단체도 비판 가세 "이율배반적 태도"
구독자가 268만 명인 정치 유튜브 '매불쇼'는 지난 25일 방송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박주민 민주당 의원을 불러 의대생 특혜 문제를 다뤘는데 비판이 폭주했다. 방송 이후 이틀간 달린 댓글이 무려 4,000여 개로, 영상 제목에는 ‘역대 최다 비판 댓글’이라는 문구까지 들어갔다. 진행자 최욱씨는 클로징 멘트에서 “의료 사태를 다루면서 여러분의 심기를 많이 건드린 것 같다”며 난감해했다.
박 의원은 그간 의대생 전공의 복귀 논의를 주도하며 특혜성 조치를 이끌어냈던 터라 특히 여론이 냉랭하다. 박 의원은 기습적인 의대생 복귀 선언 자리에 동석한 데 이어 사직 전공의를 국회로 불러 복귀를 위한 판을 깔아줬다는 비판을 받았다. 최근에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의대생 복귀는) 특혜가 아닌 기회 제공"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는데 이후 "학사 일정을 새로 만들어 주는 건 특혜가 맞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이 발언이 공유된 커뮤니티에는 실망감을 드러내는 의견이 여럿 올라왔다.
박 의원은 여러 방송에서 "평상시 1년에 3,000명 정도 배출되던 의사가 현재는 250명대만 배출되고 있다"며 "국민 건강 자체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을 복귀시켜 의사 배출에 지장이 없도록 해야 하는 측면도 있음을 감안해 주셨으면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시민사회도 비판에 가세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윤석열 정부는 지키지도 못할 ‘의대생 전원 복귀’를 전제로 의대 증원을 원점으로 돌리더니, 새롭게 집권한 이재명 정부는 전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을 정치적으로 공격하며 의대생 학사 유연화와 전공의 수련 특혜를 당연시하는 등 의사 지키기에 열과 성의를 다하고 있다”며 “국민이 정부와 정치권의 이율배반적 태도에 대해 느낄 배신감과 절망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특혜 제공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도 “이미 돌아와 성실하게 학업을 이어온 학생과, 의료현장에서 묵묵히 버틴 의료진, 그리고 의료 공백의 피해를 감당해야 했던 환자와 국민 모두를 기만했다”며 “교육과 시험 제도는 누구에게나 공정해야 하며, 특히 의료인 양성과 관련된 제도일수록 국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원칙의 엄정함’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환자 피해 실태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 수립 △의료인 집단행동에 대한 법적 제도적 기준 마련 △의대생 복귀 및 국시 응시 기회 재검토 등을 촉구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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