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총기 사건' 112 신고 70분 후 도착... 현장엔 경찰 지휘관도 없었다

구현모 2025. 7. 2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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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밤 인천 송도 사제 총기 사건 당시 현장에 경찰 지휘관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 지휘를 해야 할 관할경찰서 상황관리관은 최초 112 신고 후 70분이 지나 도착했다.

27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코드 제로(112신고 중 최단시간 출동 지령)'가 발령되면 경찰서의 당직 책임자 격인 상황관리관은 현장에 가 지휘를 하다가 주무과장이 도착하면 지휘권을 이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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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관리관 '매뉴얼' 어기고 뒤늦게 현장에
사건 발생 70분 지나서 특공대 집 안 진입
피의자 이미 아파트 나갔는데… 상황 몰라
"경찰의 총기 사건 대응 절차 점검 필요"
21일 총기사고가 발생한 인천 송도국제도시 아파트 단지에 경찰 수사관들이 출동해 수습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인천 송도에서 60대 남성이 아들을 사제 총기로 쏴 살해한 지난 20일 밤 사건 현장에 경찰 지휘관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 지휘를 해야 할 관할경찰서 상황관리관은 최초 112 신고 후 70분이 지나 도착했다.

27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코드 제로(112신고 중 최단시간 출동 지령)'가 발령되면 경찰서의 당직 책임자 격인 상황관리관은 현장에 가 지휘를 하다가 주무과장이 도착하면 지휘권을 이양해야 한다.

그러나 당시 인천연수경찰서 상황관리관이었던 경정은 경찰서에 남아 무전으로 방탄복 착용과 집 구조 파악을 지시한 뒤 오후 10시 40분이 지나 도착했다. 피해자 아내의 최초 112 신고(오후 9시 31분) 후 70분 가까이 지난 시점으로 오후 10시 43분 경찰특공대가 피해자 집 안으로 들어간 뒤였다. 상황관리관이 출동하지 못한 경우 현장의 초동대응팀원 중 선임자를 팀장으로 지정해야 했으나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았다.

당시 현장 경찰들이 상황을 오판해 내부 진입과 피해자 구조가 늦어졌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데 지휘 책임 공백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확보한 자료를 보면 지구대 직원들은 최초 112 신고 10분 후인 오후 9시 41분 현장에 갔다. 이어 형사과, 여성청소년과, 기동순찰대 등으로 구성된 연수경찰서 초동대응팀도 차례대로 도착했다. 피해자 아내가 "남편이 현관에 쓰러져 있으니 구조해달라"(9시 33~39분), "현장 경찰과 연락이 안 된다"(오후 9시 40~41분)고 2, 3차 신고를 했지만 경찰들은 바깥에서만 내부 상황을 파악했다. 경찰특공대는 오후 10시 16분 도착 후 오후 10시 43분에야 진입했다.

경찰은 현장에 가장 먼저 간 지구대의 경우 총기 사건 매뉴얼에 따라 안전 유지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관리사무소를 통해 주민 접근을 차단한 뒤 피해자 아내와 계속 통화하거나 (현장에서 빠져나온) 아내 지인과 면담하면서 현장 상황도 파악했고, 아파트 구조가 동일한 반대편 집을 섭외해 현장 구조를 파악해 특공대에 알려주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피의자 A씨는 오후 9시 41분 이미 아파트를 빠져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오후 11시가 넘어서야 폐쇄회로(CC)TV로 이를 확인했다. 피의자 도주 사실도 모른 채 1시간 넘게 바깥에서 대기한 것이다.

7월 20일 인천 송도 총격 사건 타임테이블. 그래픽=강준구 기자

비판이 커지자 경찰청은 초동 조치의 적절성과 지휘라인 공백을 감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황관리관에게만 책임을 물을 게 아니라 총기 사건 대응 절차를 전반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찰 해명은 앞으로도 총기 소지범이 있으면 특공대만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나 다름없어서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까지 훈련은 흉기 사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는데 총기 사용을 대비한 은폐, 엄폐, 진압 훈련도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범죄 토양이 바뀌는데 경찰 대처는 못 따라가고 있는 것"이라면서 "총기 사건도 실제 현장 상황과 대응 방식을 훈련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A씨는 살인미수 혐의는 계속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아들뿐 아니라 며느리, 손주 2명, 며느리의 지인(외국인 가정교사) 등도 살해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그는 "아들만 살해하려 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가족 회사에 직원으로 이름을 올려 월 300만 원가량 급여를 받았으나 지난해 어느 시점부터 지급이 끊겼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반면 유족은 "A씨는 전 아내로부터도 생활비를 받았고 아들도 지원했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엇갈린 진술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A씨 관련 금융계좌를 들여다보고 있다. A씨 구속 기간이 오는 30일 만료라 경찰은 이르면 오는 29일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구현모 기자 ninek@hankookilbo.com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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