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총 맞았다” 신고 70분 뒤 현장 온 지휘관…경찰청, 감찰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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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에서 발생한 사제 총기 살인 사건 당시 경찰 지휘관(상황관리관)이 현장에서 상황을 지휘해야 한다는 지침을 어기고 현장에 뒤늦게 나타난 것으로 드러났다.
담당 지휘관은 무전으로 상황을 지휘하다가 신고 시점으로부터 1시간13분 뒤에 현장에 나왔고, 경찰은 피의자가 범행 현장을 빠져나간 사실도 알지 못하고 내부 진입을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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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현장 벗어난지 모른 채 진입도 미뤄

인천 송도에서 발생한 사제 총기 살인 사건 당시 경찰 지휘관(상황관리관)이 현장에서 상황을 지휘해야 한다는 지침을 어기고 현장에 뒤늦게 나타난 것으로 드러났다. 담당 지휘관은 무전으로 상황을 지휘하다가 신고 시점으로부터 1시간13분 뒤에 현장에 나왔고, 경찰은 피의자가 범행 현장을 빠져나간 사실도 알지 못하고 내부 진입을 미뤘다. 경찰청은 뒤늦은 초동 대응을 두고 감찰에 착수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확보한 신고 녹취록을 27일 보면, 총격 피해자 ㄱ(33)씨의 아내는 최초 신고 시점인 20일 밤 9시31분부터 9시41분까지 세차례에 걸쳐 경찰에 전화를 걸어 다급하게 출동을 요청했다. ㄱ씨의 아내는 첫 신고에서 아이들을 방으로 대피시키며 경찰에 “(남편이) 배에 (총을) 맞았다” “여기 애들이 있어요. 빨리 와주세요” “앰뷸런스 불러주세요”라며 다급하게 심각한 상황임을 알렸다. 이어진 두번째 통화에서는 시아버지인 조아무개(62)씨가 집 밖으로 나간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채 “아버지 안에서 장전하고 계세요. 조심하세요”라며 현관과 테라스 등을 통해서 경찰이 들어오는 것을 돕겠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의 연락이 오지 않자, ㄱ씨의 아내는 거듭 112에 전화해 “전화가 오지 않는다. 저희 남편 죽으면 어떡해요. 빨리 전화주세요”라고 말했다.
다급한 신고가 빗발쳤지만, 경찰은 특공대가 도착해 작전을 수립하고 내부에 진입할 때까지 1시간10분을 허비했다. 신고 접수 직후 최단시간 출동 지령인 ‘코드0’이 발령돼 순찰차가 10여분 만에 현장 인근에 당도했지만, 신고 내용을 토대로 총을 가진 조씨가 집 안에 남아있을 것으로 보고 경찰특공대 도착 때까지 내부 진입을 미룬 것이다. 경찰은 조씨가 이미 9시41분께 아파트 주민들에 섞여 1층 로비로 빠져나간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고, 밤 11시18분이 돼서야 폐회로티브이(CCTV)를 통해 도주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현장 지휘관의 부재가 경찰의 늑장 대응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장 지휘관 역할을 해야 했던 연수경찰서 상황관리관 ㄴ경정은 무전으로 상황을 지휘하다 밤 10시45분에야 현장에 도착했다. 코드0 발령 때 상황관리관이 현장에 출동해 현장 지휘관 역할을 하고 주무과장이 도착하면 인수인계한다는 매뉴얼을 따르지 않은 것이다. 또 상황관리관이 현장에 나가지 못하는 경우에는 초동대응팀의 선임자가 상황관리관 역할을 맡아 현장을 지휘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당시 현장 경찰의) 판단에 아쉬움이 있다. 폐회로티브이 등으로 범인 동선을 확인했으면 더 빨리 진입이 가능했는데 기술적인 부족함이 있었다”며 “현장지휘관이 빠르게 합리적인 판단으로 내려줘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경험이 숙지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례적인 총기 살인 사건이라 현장 대응이 소극적이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일선서 수사과장은 “지구대 파출소에서 총기에 대한 전문성이 없으니 바로 특공대를 호출해야 한다고 했을 것이고, 그 뒤 특공대 도착까지 소극적으로 대응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경찰청은 당시 연수서의 당직 형사 등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인원을 현장에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청 감찰담당관실은 현장 초동 조처에 미흡함이 있었는지 지난 26일부터 감찰을 시작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정봉비 기자 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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