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자연이 전하는 메시지

박지혜 기자 2025. 7. 2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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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미술관 '기다림이 끝나는 날에도' 展

인류에 닥친 현실…지구 온난화 시대 공감 표현
장진승 '에어로스트라타' 이지연 '잿소리'등 소개
버려진 사물, 재생 과정·메탄 움직임 형상화 전달
자연과 인간 특별한 이야기…10월26일까지 전시
▲ 경기도미술관 기후 특별전 '기다림이 끝나는 날에도' 전경.

기다림이 끝나는 날에도 기다리는 임은 오지 않았기에, 간절히 기다리는 임이 누군지 알 것만 같다. 돌아오길 바라지만, 간절한 소망은 점차로 사라짐을 직감하는 안타까움도 커진다. 인류에게 닥친 기후위기의 현실은 마냥 희망을 노래할 수 없는 현실에 다가섰기 때문이다.

시인 故김형영의 동명 시에서 영감을 받은 경기도미술관의 기후위기 특별전 '기다림이 끝나는 날에도'는 무책임한 희망찬 미래를 노래하지 않는다. 결국은 돌아오지 않는 임을 기다리는 시의 내용처럼, 인간이 초래한 기후 재난의 회복은 점차 멀어지고 있다는 현실을 일깨운다.

동시에 전시는 자연이 인간을 바라보는 정서를 환기한다. 영속성을 갖는 자연에 비해 지구의 역사 속에서 단역처럼 스쳐 지나가는 인간을 돌이켜보고,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공환경이 서로 나누는 대화에 집중하며 은유적인 방법으로 지구 온난화 시대의 공감을 노래한다.
▲ 경기도미술관 기후 특별전 '기다림이 끝나는 날에도' 전경.
▲ 경기도미술관 기후 특별전 '기다림이 끝나는 날에도' 전경.

장진승의 '에어로스트라타'(버전.0)는 기후 위기와 관련한 데이터를 모아 AI로 제작한 아나운서를 통해 시뮬레이션 형식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6개의 대륙을 형상화한 구조물 속에서 송출되는 내용들은 전세계가 볼 기후 미래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올라퍼 엘리아슨의 'Methane matter'는 온실가스의 주범인 메탄의 움직임을 형상화한 회화 작품으로, 어느 정도 과학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기후와 달리 위기에 봉착한 현실은 불확실하고 모호함을 표현했다.

반면 37가지 플라스틱 오브제의 스토리를 담은 우주+림희영의 'Song from Plastic'은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 위에 소리를 녹음해 재생시키며, 인간으로서 이 땅에 어떤 흔적을 남겨야 할 것인지 직관적으로 묻는다.
▲ 경기도미술관 기후 특별전 '기다림이 끝나는 날에도' 전경.
▲ 경기도미술관 기후 특별전 '기다림이 끝나는 날에도' 전경.

대니 멜러의 '암흑별 폭포'는 호주 퀸즈랜드 식민지 원주민의 역사를 통해 자연의 웅장함과 결국 인류가 돌아가야 할 곳이 어딘지를 고민하게 하며, 세르비아의 채석장 모습을 담은 최가영의 '벤챠스의 하얀 대리석_Vukasin Stancevic으로부터'는 우리가 바라보는 현재의 풍경은 내일 어떤 모습으로 보여질지, 내일은 어떤 풍경과 마주하게 될지 생각하게 한다.

이채원의 회화 작품들은 위기의 신호를 잘 감지하는 자연과 달리, 그렇지 못한 인간에 대한 안타까운 시선을 담고 있다. 더그 에이트킨의 '수중 파빌리온'은 캘리포니아 카랄리나 섬 해저에 설치한 파빌리온 속 해양 생물들과 사람들의 풍경을 통해 동시대 미술이 예술의 범주를 벗어나, '기후위기'라는 사회적 문제로까지 주제를 확장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 경기도미술관 기후 특별전 '기다림이 끝나는 날에도' 전경.

전시장 복도에 설치된 이지연의 '잿소리'는 생명이 다한 연탄 더미 속에서 무한히 샘솟는 물을 통해 생명 에너지의 선순환을 직관하게 한다. 버려진 일상의 사물이 작품으로 재생되는 과정은 그 자체로 생명력을 상징하기도 한다.

유일하게 눈에 보이지 않지만 원시림인 열대우림의 오랜 연구를 담은 박선민의 '늪의 노래 -사운드 프리프팅'은 경기도미술관과 이어진 화랑호수에서 재생되며 마치 늪을 탐사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자연과 생태에 관심 두게 유도하며, 재난의 시대에 우리가 시작해야 할 행동은 무엇인지 질문하는 것이다.

전시를 기획한 김현정 학예연구사는 "기후위기 관련 전시가 범람하는 가운데, 일상 속에서 기후위기에 대해 더 논의하고, 높은 기후 감수성을 갖도록 하는 전시를 만들고 싶었다"며 "기후위기 현실은 이미 하고 있는 것들을 넘어서야 하는 심각한 이슈로, 이번 전시의 작업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와 협력하는 주말 오픈 특강 및 영화 상영 등 다양한 전시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경기도미술관 공식 누리집(gmoma.ggcf.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10월26일까지.

/글·사진 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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