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되살렸다 … 1936년 베를린올림픽 손기정의 환희 순간

이향휘 선임기자(scent200@mk.co.kr) 2025. 7. 2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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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얼굴은 대리석 마스크처럼 무표정했다."

1936년 8월 10일 자 뉴욕타임스 1면에 게재된 손기정 선수의 마라톤 우승 이다.

전시장에는 손 선수가 베를린올림픽 우승 직후인 1936년 8월 15일에 직접 서명한 엽서 실물도 처음 공개된다.

전시 제목인 '두 발로 세계를 제패하다'는 1947년 백범 김구 선생(1876~1949)이 손 선수가 지도한 서윤복 선수의 보스턴 마라톤 우승을 축하하며 써준 휘호 '족패천하(足覇天下)'에서 인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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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두 발로 세계…'
금메달·월계관·투구 등 한자리에
올림픽 직후 서명 엽서 첫 공개
1947년 보스턴 마라톤에서 우승하며 해방 후 세계에 '한국(Korea)'을 알린 서윤복 선수의 뛰는 모습을 AI 영상으로 재현한 모습. 국립중앙박물관

"그의 얼굴은 대리석 마스크처럼 무표정했다."

1936년 8월 10일 자 뉴욕타임스 1면에 게재된 손기정 선수의 마라톤 우승 기사 내용이다.

전날 독일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건 손 선수는 두 손을 뻗고 기뻐하기는커녕 고개도 당당히 들지 못했다. 가슴에 단 일장기가 못내 거슬렸기 때문이다. 전광판에는 일본 국적이, 시상대에서는 일장기가 올라가고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가 울려 퍼졌지만 손 선수의 얼굴은 시종일관 무표정했다. 나라 없는 설움을 이렇게라도 표현한 것이다. 국내 언론에선 일장기를 지우거나 흐리게 한 사진을 담아 우리 민족의 첫 올림픽 금메달 소식을 전했다.

손기정 선수가 1936년 베를린올림픽 우승 부상으로 받은 '고대 그리스 청동 투구'.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기증 1실에서 손 선수를 기리는 특별전 '두 발로 세계를 제패하다'전이 열린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1936년 환희의 순간이 양쪽 벽면 스크린에 영상으로 펼쳐진다. 실제와 다른 건 흑백 화면이 아니라 컬러 영상이라는 점이다. 11만 관중석에서도 환호와 갈채가 쏟아진다. 인공지능(AI)으로 재현한 '그날의 영광'이다. 손 선수에 이어 1947년과 1950년 'KOREA'의 이름으로 당당히 세계를 제패한 손 선수의 제자들, 1988년 서울올림픽 성화 봉송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선 노년의 손기정의 모습까지 생생히 느낄 수 있다.

박물관은 "어려운 시대 상황마다 우리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해준 손 선수의 발자취를 통해 팍팍한 오늘날에 희망을 전해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전시장에는 손 선수가 베를린올림픽 우승 직후인 1936년 8월 15일에 직접 서명한 엽서 실물도 처음 공개된다. 손 선수는 자신이 일본이 아닌 한국 사람이라는 것을 알리고자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글로 "손긔졍"이라고 사인해 줬다고 한다. 흰 종이에는 일본식 이름인 '기테이(KITEI)' 대신 '손긔졍'이라고 한글로 쓰여 있다. 뉴욕타임스 기사에도 '일본이 마라톤 금메달을 땄다'는 제목을 달았지만 기사에는 손 선수의 태생이 한국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언급한다.

베를린올림픽 당시 특별 부상이었던 '고대 그리스 청동 투구'(보물)와 금메달, 월계관, 우승 상장 등이 14년 만에 한곳에 모인 것도 감동적이다. 손 선수는 "이 투구는 나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것"이라며 1994년 국립중앙박물관에 투구를 기증했다. 금메달, 월계관, 우승 상장은 손기정기념관 소장품이다.

전시 제목인 '두 발로 세계를 제패하다'는 1947년 백범 김구 선생(1876~1949)이 손 선수가 지도한 서윤복 선수의 보스턴 마라톤 우승을 축하하며 써준 휘호 '족패천하(足覇天下)'에서 인용한 것이다.

손 선수 자서전 '나의 조국 나의 마라톤'의 한 글귀가 먹먹하다. "나라를 가진 민족은 행복하다. 제 나라 땅에서 구김살 없이 달릴 수 있는 젊은이는 행복하다. 과연 그들을 막을 자가 누구인가." 전시는 12월 28일까지.

[이향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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