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실각설’ 확산…신중해야 하는 이유 [세계의 창]


왕신셴 | 대만 국립정치대학 국제관계연구센터 소장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가 2012년 취임한 뒤 끊이지 않은 ‘권력 불안정설’이 최근 다시 널리 퍼지고 있다. 이번에는 미국 내 안보·외교 배경을 지닌 인사들도 이 주장에 가세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마이클 플린, 전 미국 주버뮤다 대사로 베이징의 한 대학에서 강의한 적이 있는 그레고리 슬레이턴 등이 포함된다.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견해를 제시한다.
첫째, 가장 관심이 쏠린 인사 문제는 파벌 간 갈등보다는 시진핑이 직접 발탁한 인물들이 ‘중도 낙마’하거나 ‘조정’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최근 군 서열 3위인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허웨이둥이 몇달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정치공작부 주임이었던 먀오화가 면직됐고, 전 중앙조직부장 리간제와 전 중앙통일전선공작부장 스타이펑이 서로 보직을 맞바꿨다. 신장웨이우얼(위구르)자치구 당 서기 마싱루이도 면직됐다. 지난 2~3년 동안 중국군 고위 장성들이 부패 문제로 잇따라 낙마하면서 외부에서는 시진핑의 권력 기반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리간제, 스타이펑, 허웨이둥, 마싱루이 4명 모두 현직 정치국 위원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권력 교체가 진행 중이라고 주장하는 쪽은 시진핑 발탁 인물들이 여럿 낙마한 점에 주목해 ‘반시’(反習) 세력이 결집 중이라고 해석한다. 이들은 ‘공청단파’의 중진인 왕양과 후춘화를 중심으로 시진핑을 대체할 수 있다고 본다. 마이클 플린 등은 다른 시나리오를 주장한다. 딩쉐샹 국무원 부총리가 총서기, 천지닝 상하이시 당 서기가 총리, 장유샤 중앙군사위 부주석이 군사위원회 주석을 맡는다는 것이다. 두 주장은 모두 ‘불안한 시진핑 권력이 대체된다’는 점을 다뤄 일관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모순적이다. 전자는 ‘공청단파’ 인사가 후계자가 되는데, 후자는 모두 시진핑이 발탁한 인사로 짜여 있다. 엄밀히 말해 공청단파는 제20차 당대회에서 후진타오 전 주석이 ‘회의장에서 퇴장’당하고, 지난해 리커창이 사망한 뒤 권력에 도전할 역량을 잃은 상태다. 그리고 시진핑이 실각한다 해도 그를 대체하는 인물이 ‘시진핑 사람’이라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
둘째, 시진핑이 최근 2주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그가 실각했다는 추정도 나온다. 과거에도 여러차례 이런 적이 있어 외부의 의심을 샀고, 그때마다 모두 해프닝으로 판명됐다. 최근 1~2개월 동안 그는 러시아 국빈 방문(5월 초), 도널드 트럼프와의 통화(6월 초), 중국-중앙아시아 정상회의 참석(6월 중), 베이징에서 외빈 접견, 지역 시찰 등의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마지막으로, 중국공산당은 6월30일 정치국 회의를 열고 ‘당 중앙 결정·논의·조정 기구 업무 조례’를 심의·통과시켰다. 시진핑은 집권 이후 ‘영도소조(소그룹) 정치’, ‘위원회 정치’를 강조했다. 이번 조례가 시진핑의 권력 집중에 제동을 거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었다. 조례의 목적은 ‘중대한 업무에 대한 당 중앙의 집중적이고 통일된 지도와 중대 과업 추진을 위한 제도적 장치’라고 알려졌다. ‘결정·논의·조정 기구’는 여전히 ‘톱다운’ 기제로 기능하고, 정책 집행 단계는 국무원으로 배치해 ‘당이 지도하고 정부가 집행하는’ 구조가 더욱 명확해진 것으로 보인다. 이 역시 시진핑의 권력 실각과는 거리가 멀다.
중국공산당의 권력 작동 구조, 특히 엘리트 정치 구조는 ‘블랙박스’와 같아 외부에서 정확히 들여다보긴 어렵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상황을 보면 시진핑의 권력은 여전히 공고하다. 외부의 주장처럼 중국 내 권력 지형에 중대한 변화가 생긴다면, 그 여파가 마치 쓰나미처럼 동아시아와 전세계를 덮칠 수 있다. 따라서 그 영향을 가장 먼저 받게 될 중국 주변국은 사태를 ‘정확히’ 그리고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해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반드시 신중해야 한다.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트럼프가 한국에 SOS 했던 조선업, 관세협상 ‘막판 조커’ 부상
- ‘의사 배출 안정화? 2년간 나라 망했나?’…의대생 ‘특혜안’ 반발 확산
- 한반도 상공 촘촘한 ‘이중 솜이불’…폭염의 끝, 기약이 없다
- 벌써 10억…‘윤석열 내란 위자료’ 1만명 소송으로 번지나
- ‘노동자 출신’ 대통령 질책 한번에…SPC “8시간 초과 야근 폐지”
- [단독] 이 대통령 “노란봉투법 미루지 않는 게 좋겠다”
- 이진숙 ‘폭우 때 휴가 신청’ 뒤끝…“대의에 목숨 걸었던 자만 돌 던져라”
- [단독] 이 대통령 ‘지게차 학대’ 직접 챙긴다…“근본변화 이끌 의제 가져오라”
- “남편 총 맞았다” 신고 70분 뒤 현장 온 지휘관…경찰청, 감찰 착수
- 미·일 관세협상 끝나니 ‘760조원 투자’ 동상이몽…일 “대출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