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륙 직전까지 멍했다”…극에 달한 조종사 피로 누적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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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밤을 새워 동남아 노선을 다녀오고, 하루 쉬고 월요일 새벽 도쿄 노선을 가면 머리가 멍해집니다. 착륙할 때쯤 돼서야 정신이 돌아옵니다."
이에 대해 A씨는 "바쁠 때는 우리도 같은 상황"이라며 "휴무 일수가 줄어드는 문제까지 겹치면 조종사 피로도는 심각할 수밖에 없다"고 공감했다.
A씨는 "현재처럼 단순 시간 규제만으로는 생체리듬을 고려한 피로 관리가 어렵다"며 "조종사 개인별 피로도를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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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법상 스케줄 문제 없다고 하지만
“시간 규제만으로는 과학적 피로 관리 어려워”
국토부 “피로도 정량화 데이터 부족”
곧 연구 용역 발주해 제도화 검토 계획

현직 조종사 A씨는 최근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조종사가 극심하게 피곤하면 졸음비행이 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A씨가 설명한 실제 스케줄은 살인적이다. 토요일 밤늦게 출발해 밤샘 비행을 한 뒤 일요일에 한국으로 다시 돌아온다. 잠시 눈을 붙인 후 월요일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5시 50분까지 출근해 도쿄 비행을 나선다.
A씨 “많이 자는 사람이 3~4시간, 적게 자면 한두 시간밖에 못 잔다”며 “낯선 숙소에서 뒤척거리다 잠드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최근 블라인드에 올라온 ‘7·8월에는 진에어 타지 마세요’라는 글이 논란이 됐다. 글 작성자는 진에어 소속 기장이라고 밝히며 여름 성수기 무리한 스케줄이 안전 운항을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글에선 “졸리고 피곤해 기절 직전이지만 허벅지를 꼬집어가며 비행한다”는 폭로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A씨는 “바쁠 때는 우리도 같은 상황”이라며 “휴무 일수가 줄어드는 문제까지 겹치면 조종사 피로도는 심각할 수밖에 없다”고 공감했다.
항공안전법은 운항승무원이 8시간까지 일 했을 경우 8시간 이상, 8시간 초과~9시간까지 9시간 이상 등 휴식시간을 보장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28일 연속으로는 100시간 이내, 연간은 1000시간 이내로 제한돼 있다.
A씨는 “법대로만 하면 충분히 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해외처럼 과학적으로 피로도를 관리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생체리듬과 수면 패턴 등을 반영하는 FRMS (피로위험관리시스템) 도입을 권장하고 있다. 일부 해외 항공사는 이미 이를 적용해 개인별 피로도를 관리하고 있다.
A씨는 “국내는 여전히 시간만 맞추면 되는 방식”이라며 “실제 몸이 회복되는지는 전혀 반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에서도 FRMS 관련 법은 정비돼있다. 다만 아직까지 선택사항이기 때문에 FRMS를 도입한 항공사는 없다. 이에 국토부는 지속적으로 연구를 발주해 과학적 근거를 쌓은 뒤 제도화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그는 “해외에서도 성공 사례가 많지 않고 국내 여건에 맞춘 과학적 데이터가 부족하다”며 “올해도 새로운 연구용역을 발주해 적용 가능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종사들의 증언에 대해선 국토부 관계자는 “착륙 직전까지 졸 정도라면 이미 큰 문제가 됐을 것”이라며 “특정 개인 경험만으로 전체 상황을 일반화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노조·조종사협회·경영진 등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제도 개선 합의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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