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특검, 대통령실 내선 발신자 ‘윤석열’ 특정…수사외압 의혹 수사 박차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2023년 7월31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과 이종섭 국방부장관 사이의 통화 내용을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이 이미 당시 대통령실 내선번호(02-800-7070)로 온 전화의 발신자가 윤 전 대통령이라고 실토했지만 여전히 ‘군 조직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해병대수사단의 채 상병 순직사건 초동수사결과를 보고 받고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장관과 이 전 장관의 통화시각은 같은 날 오전 11시50분쯤이다.
27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채 상병 특검팀은 최근 이 전 장관의 수행부관을 지냈던 육군 김모 중령에게서 ‘2023년 7월31일 대통령 부속실로부터 대통령이 장관과 통화를 원한다는 전화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다만 당시 윤 전 대통령과 이 전 장관의 통화 내용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이 전 장관 측은 특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2023년 7월31일에 있었던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에 대해 “통상적인 대통령과의 소통이다보니 구체적인 내용은 기억에 남아 있지 않다”며 “피의자가 대통령의 말씀을 그대로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의 측근을 조사해 수석비서관 회의 이후 윤 전 대통령 지시사항 등을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회의 전후 이들이 이 전 장관에게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 확인해보면 자연스럽게 이 전 장관과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도 파악할 수 있다는 취지다. 특검팀은 최근 허태근 전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을 불러 수석비서관 회의 전후로 이 전 장관이 일선에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등을 묻고, 이 전 장관이나 해병대 수사단 등이 수사결과를 보고하는 자리에서 한 발언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대통령경호처 등의 협조 아래 ‘02-800-7070’ 번호의 통신내역도 살펴보는 중이다.
특검팀은 오는 28일 오후 박진희 전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을 불러 이 전 장관 등의 지시사항을 더 파악할 전망이다. 박 전 보좌관은 수사외압 의혹이 불거진 2023년 7∼8월에 이 전 장관,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 등 핵심 관계자들과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았다. 이 전 장관은 2023년 7월31일 김 전 사령관에게 박 전 보좌관 휴대전화를 이용해 이첩보류 지시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팀은 박 전 보좌관을 상대로 이 전 장관의 지시 내용과 대통령실의 수사외압 정황 등을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김 전 사령관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간의 통화 내역도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24일 임 전 사단장이 사용했던 비화폰(도청방지 휴대전화)의 서버기록을 확보하기 위해 경기 과천에 있는 수도방위사령부와 국군지휘통신사령부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임 전 사단장과 김 전 사령관은 국방부가 채 상병 순직사건 초동수사기록을 경찰에서 회수해 온 2023년 8월2일을 전후해 비화폰으로 여러 차례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기사 : [단독]해병대 사령관·사단장, ‘채 상병 사건’ 이첩날 밤에도 비화폰 통화)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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