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덮친 경남] 남강댐 방류 사천·남해 바다 쓰레기 피해 심각
지자체, 약 2000t 해양쓰레기 수거작업 난항
수자원공사에 피해보상 요구, 특별법 필요성도

남강댐 대규모 방류로 떠밀린 쓰레기 탓에 사천만과 강진만 등 사천시와 남해군 바다가 몸살을 앓고 있다. 어장 훼손 등 어업피해가 커지는 가운데 인력과 장비, 예산 부족으로 쓰레기 수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수자원공사 등에 따르면 남강댐은 17~21일 사천만 방향 인공방수로인 가화천을 통해 민물 약 6억 9400만 t을 방류했다. 이는 남강댐 총저수량의 2.24배에 달한다.
민물과 함께 떠내려 온 나뭇가지와 각종 생활쓰레기는 사천만 해안가에 쌓였고 시간이 지나면서 남해군 강진만 해역까지 뒤덮었다.
사천시와 남해군의 잠정 집계 결과 어장과 죽방렴, 해안가, 해양공원 등에 쌓인 쓰레기양은 2000t(사천 1200t, 남해 1000t)이 넘는다.

특히 여름 휴가철을 맞아 남해안을 찾은 관광객들은 누런 황토물로 변한 바다를 보고 수산물 구매마저 꺼리는 실정이다.
삼천포용궁수산시장을 찾은 한 관광객은 "여름 햇전어를 맛보려고 삼천포에 왔는데 바다를 보고 나서 생선회를 먹어도 되는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어업인들은 바닷물 염도가 낮아질 것도 걱정한다. 예년에도 남강댐 방류에 따른 바닷물 염도 저하로 주요 소득원 중 하나인 바지락 등 조개류가 대량 폐사하는 피해가 있었기 때문이다.
사천시는 급하게 민관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18일부터 해양쓰레기 수거에 총력 대응하고 있다. 해양수산과를 중심으로 대형 장비와 인력을 투입해 삼천포항과 대방항, 신수도 해역에서 현재까지 약 500t을 수거했다.
시 관계자는 "용역업체를 동원해 긴급 조치를 이어가고 있고 28일부터 쓰레기가 집중적으로 쌓인 해역에서 집중 수거와 정화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해군도 어촌계 관계자들과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27개 해역에서 피해조사와 쓰레기 수거를 위한 인력과 장비를 최대한 투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사천시와 남해군은 예산과 인력·장비 부족에 고심이 크다.
사천시는 시비 2억 원을 긴급 투입한 데 이어 해양수산부와 경남도 등에 해양쓰레기 정화사업을 위한 재해 피해복구 예비비를 요청했다.
박동식 사천시장은 "이번 피해는 단순한 환경문제를 넘어 지역경제와 어업 기반을 위협하는 재난 수준"이라며 "국가의 책임 있는 대응과 함께 사천시도 피해 복구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과 어업계, 시민단체는 특별재난지역 지정과 특별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해양쓰레기 수거와 처리에만 수억 원이 소요되는 데다 어업·관광 등 지역경제 전반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국가 차원의 신속한 지원과 제도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근본적으로 수자원공사에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다.
최동환(더불어민주당, 동서·선구·동서금·남양동) 사천시의원은 "매년 장마철이면 남강댐이 수억t의 물을 방류하고 이때 온갖 쓰레기들이 떠내려와 청정바다는 갑자기 거대한 쓰레기장을 방불케 한다"면서 "원인 제공자인 수자원공사와 환경부가 피해보상 관련 특별법이 제정되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서천호(국민의원·사천남해하동) 국회의원은 하천 상류지역에서 떠밀려 온 해양쓰레기를 지방자치단체가 수거할 때 국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해양폐기물 및 해양오염퇴적물 관리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 내용은 시·도지사가 관할 하천의 폐기물이 해양에 유입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하였음에도 지자체가 유입된 해양폐기물을 수거한 경우 국가가 그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예산 범위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서 의원은 "현행법에 국가가 폐기물 해양 유입 차단을 위한 행정·재정·기술적 지원 근거는 마련돼 있으나 정작 해양으로 유입된 쓰레기 처리비용에 대한 지원근거가 없어 개선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