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일 시인 '먹갈치의 은빛 유려한 칼춤을 보아요' 시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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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일 시인이 두 번째 시집 '먹갈치의 은빛 유려한 칼춤을 보아요'를 '천년의 시작'에서 펴냈다.
오래전 '불능'의 몸까지 내려 갔다, 다시 건강을 회복한 조 시인은 "꿈을 좇는 허영으로 살아갈 힘을 얻는 먹갈치 한 마리가 어쩌면 저였는지 모르겠다"며 "복병처럼 급습했던 저의 불우와 불구를 치유해 준 시가 있어 걷고 걷는다"고 '시인의 말'을 통해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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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조영석 기자 = 조수일 시인이 두 번째 시집 '먹갈치의 은빛 유려한 칼춤을 보아요'를 '천년의 시작'에서 펴냈다. 시집에는 '돋는다' '고이다' '논하다' '스미다'의 네 다발로 엮인 55편의 시가 실렸다.
시인이 시선이 머무는 곳마다 '늦가을 볕 한 줌이 내려앉'고, '문득 잊고 산 안부가 궁금해지는 아픈 저녁'이 돋아난다. 돋아나는 것은 닿을 수 없어서 긁어 시원해질 수 없는, 소멸되지 않는 통점들이다.
'.../바람이 훑고 지나는 겨울밤엔 위태로움으로 몸 떨었을/ 좌절 깊었을 드난살이의 해답 없는 밤들이며/ 자식들 몰래 앙다물었을 그녀의 굴절의 밤들/ 사방 발밑이 벼랑이라 서서 자면서도 씩씩했던 그녀의/ 얼굴빛이 늙은 덩굴처럼 샛노래 갑니다/ 건기를 맞아 강을 건너야 하는 누 떼의 행렬만 같습니다/ 난간으로만 내몰려 불안의 기미인 핏줄들 그러모으는/ 뼈마디 앙상한 손가락 위로/ 늦가을 볕 한 줌이 내려앉습니다'- 시 '박주가리 그녀의 옥탑방'
시인은 늦은 가을 누렇게 시들어 가는 박주가리를 보고 '사방 발밑이 벼랑이라 서서 자면서도 씩씩했던' 사람들을 떠올린다. 시는 곁에 있어 주고, 바라봐 주는 것만으로도 함께 울어주는 것이 된다는 위로의 도닥거림이다.
'돋는다를 목도'라는 제목의 시 역시 '돋아나는 그리움'을 도닥이며 자신을 위로 한다. '길 위에서 길을 잃었네/ 가까워질수록 마음이 도망을 치는 곤혹이었네/ 포충사 푯말을 지날 무렵/ 어스름이 몰려오고/ 폭넓은 도로변 가로등 일순, 환하게 돋아났네/.../ 슬픔이 돋고 뿌리가 돋고 먼 산이 돋고 오소소 떠는 나뭇가지에 얹힌 저녁이 돋고/ 당신이 돋고 내가 돋고 이윽고 참새 같은 눈물이 돋는,//문득, 잊고 산 안부가 궁금해지는/ 아픈 저녁이 돋고 있었네'
그런가 하면 '달이 뜬 후에야 낡은 통통배를 밀고 바다로 향'하던 아버지가 '대낮엔 모래 속이나 펄 바닥에 엎드려/ 밤을 기다리는 갈치를 닮았다'며 '어둠이 더 편한 밑바닥의 생'들도 '날렵한 지느러미에 주눅 든 새끼들을 싣고/ 밤하늘의 유성을 따라가고 싶을 때도 있었을까'라고 묻는다. 물음은 '삶을 지탱하는 힘이 어쩌면/ 꿈을 좇는 허영인지도 모른다'는 독백이기도 하다.
오래전 '불능'의 몸까지 내려 갔다, 다시 건강을 회복한 조 시인은 "꿈을 좇는 허영으로 살아갈 힘을 얻는 먹갈치 한 마리가 어쩌면 저였는지 모르겠다"며 "복병처럼 급습했던 저의 불우와 불구를 치유해 준 시가 있어 걷고 걷는다"고 '시인의 말'을 통해 고백했다.
kanjo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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